지난 1일~2일 주말간 개최된 1883 인천 짜장면 축제 / 사진 연합뉴스 제공
가을철 전국 지자체 축제 시장이 ‘K-분식 전성기’를 맞고 있다.
구미의 라면 축제 35만 명, 원주의 만두 축제 41만 명, 김천의 김밥 축제 15만 명, 대구 북구의 떡볶이 축제 30만 명이 몰리며 기록적 흥행을 이어가는 가운데, 인천의 ‘1883 짜장면축제’만 유독 실패했다는 평가가 잇따르고 있다.
8억 원이 넘는 예산을 투입한 인천 축제는 방문객 산정 논란, 부실한 운영, 축제 취지와 맞지 않는 구성, 용역업체 선정 문제, 그리고 예산 집행 자료 미제출까지 지적되며 인천시의회 행정사무감사에서 강도 높은 비판을 받고 있다.
반면 TK 지역의 분식 축제들은 성장·확장·재방문·바이럴·경제효과라는 5박자를 모두 완성했다.
지난해 구미 라면축제 모습. /사진 제공 구미시
TK 지역 3대 분식 축제와 인천 짜장면 축제의 차이는 무엇이었을까
① ‘콘셉트의 명확함’이 성공을 결정했다
TK 지역 축제는 음식 정체성과 로컬 스토리 결합 됐다. 구미 라면 축제는 농심 본사와 협업, ‘세상에서 가장 긴 라면 레스토랑’이라는 명확한 키워드로 엮었다. 김천 김밥 축제는 ‘김밥천국’이라는 밈을 김천시 공무원들이 역발상으로 지역 브랜드화 시켰다. 대구 떡볶이 축제는 지난 5년간의 누적 브랜드, 전국적 인지도 확보가 대박을 터트렸다.
반면 인천 짜장면 축제는 첫 행사부터 정체성이 붕괴 되면서 축제장에 와인 판매·식품 홍보 부스 등 짜장면과 무관한 콘텐츠를 도배 했다. 짜장면의 원조도시인 유리한 이점을 활용하지 못하고 인천 화교·짜장면의 역사적 스토리가 행사에서 실종 됐다.
지난 1일에서 2일 주말 이틀간 행사장을 다녀간 방문객 사이에서도도 “무엇을 위한 축제인지 모르겠다”는 불만이 속출했다.
2025 김천 김밥축제 메뉴 / 사진 연합뉴스 제공
② ‘운영 준비’ 수준의 극명한 차이
대박 난 지역 축제들의 공통점은 철저한 사전 준비다.
김천 김밥 축제는 작년 첫회 때 준비한 김밥이 3시간 만에 동나자 작년 김밥 1만6천인분에서 10만 인분으로, 8개 참가 업체는 32개 업체로 대폭 늘렸으며, 키오스크, 재고 전광판, 50대 셔틀버스 등 1회 축제때 미비한 점을 바로 보완하는 디테일 혁신을 이뤘다.
이번이 1회 행사인 인천 짜장면 축제는 방문객 수 추정조차 불명확 한 상태로 진행을 하는 동시에 행사 용역업체 또한 인천 업체가 아닌 대구 업체가 맡으면서 1억 이상 영업이익을 올린것으로 알려졌다. 개최 시기도 당초 10월 인천시민의 날에 맞춰 개최가 아닌 11월로 연기 됐다.
지난 17일 열린 제305회 인천시의회 제2차 정례회 행정안전위원회 행정사무감사에서는 더불어민주당 김명주(서구6) 의원으로부터 예산·정산·자료 제출 지연·행정기획·운영·보고·소통 등 모든 면에서 ‘준비 부족’이었다고 홍준호 인천시 행정국장이 집중 질타를 맞았다.
지난달 24일부터 26일까지 나흘 간 대구 iM뱅크 파크에서 열린 ‘제5회 떡볶이 페스티벌’ 행사장 전경 /사진제공 대구시 북구청
③ ‘지역경제 연결’ 여부가 갈렸다
성공한 축제들은 지역 식품업체, 상권, 전통시장, 로컬 브랜드와 긴밀히 연결됐다. 반면 인천은지역 상권과 연결성이 약하고, 상인 참여 모델이 부족 하면서 지역 외 업체 중심 운영이라는 비판을 받았다. 즉, 예산은 8억 원 넘게 썼지만, 실제 수혜자는 인천시민이 아닌 외지 용역업체라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④ ‘시민 커뮤니케이션’의 성패
구미·김천·대구 축제는 SNS·유튜버·해외 인플루언서를 적극 활용했다. 현장의 ‘맛’과 ‘줄 서는 장면’이 그대로 바이럴이 됐다. 그러나 인천의 경우 맘카페·지역 커뮤니티에서조차 “인천 짜장면 축제에 대한 정보가 너무 부족했다” “인스타그램 이용자만 알 수 있는 행사였다”는 지적이 나왔으며 시민들이 활발히 참여하는 의사 소통이 아닌 관이 주도하는 ‘일방 소통 행정’ 방식이 결국 시민은 소외된 축제가 되고 말았다.
특히 인천은 전국에서 유일한 공식 차이나타운이 있는 곳이면서 개항의 도시·중국집의 도시·짜장면의 원조라는 강력한 원천 콘텐츠가 있음에도 축제 디자인에 활용하지 못한 것이 가장 큰 아쉬움으로 남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