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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피, 미국발 찬바람에 4,040대서 하락 출발

[연합뉴스 제공]

미국 기준금리 인하 속도 조절을 시사한 연방준비제도(Fed·연준) 부의장 발언과 잦아들지 않는 '인공지능(AI) 버블' 논란의 영향 속에 코스피가 18일 장중 한때 4,000선이 위협받는 모습을 보였다.

이날 오전 11시 3분 현재 코스피는 전장보다 77.96포인트(1.91%) 내린 4,011.29를 나타내고 있다.

지수는 44.78포인트(1.10%) 내린 4,044.47로 출발한 직후 4,072.41까지 오르며 낙폭을 축소하려 시도했으나 이후 하락세를 본격화했다.

코스피는 오전 10시 4분께엔 4,007.04까지 밀렸고, 현재는 4,010선 전후에서 등락을 이어가고 있다.

유가증권시장에서 외국인과 기관은 각각 1천191억원과 3천67억원을 순매도하며 지수를 끌어내리고 있다. 기관 중에선 연기금과 금융투자가 각각 600억원과 1천868억원 매도 우위를 기록했고, 개인은 홀로 3천941억원을 순매수 중이다.

간밤 뉴욕 증시는 3대 지수가 모두 하락했다.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1.18% 내렸고,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지수와 나스닥 종합지수도 각각 0.92%와 0.84%씩 밀렸다.

필립 제퍼슨 연방준비제도(연준·Fed) 부의장이 통화정책 방향에 대해 "천천히 진행(proceed slowly)할 필요가 있다"고 언급하면서 금리인하 기대가 약화했다.

이에 더해 억만장자 투자자 피터 틸의 헤지펀드 틸 매크로가 지난 분기 9천400만 달러(약 1천375억원) 규모의 엔비디아 주식을 전량 매도한 것이 가뜩이나 불안하던 AI 관련주와 대형 기술주 투자심리를 냉각시켰다.

한지영 키움증권[039490] 연구원은 "최근 공개된 13F 보고서(기관투자자 보유주식 현황)를 보면 대체로 기관들은 엔비디아를 포함, AI 관련주 비중을 축소하는 분위기"라면서 "이 같은 AI주 지분 축소가 AI 산업 버블 논란이 확산 중인 현 시점에서 관련 불확실성을 확대시키고 있다"고 진단했다.

다만 그는 "전일 아마존이 최초로 발행한 150억 달러(약 22조원) 규모 회사채가 수요 입찰에서 흥행에 성공한 것으로 알려진 점은 아직 AI 성장 스토리는 유효함을 시사한다"고 덧붙였다.

그런 분위기 속에 엔비디아의 주요 거래처 중 하나인 SK하이닉스[000660]와 삼성전자는 각각 '60만 닉스'와 '10만전자'를 내주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SK하이닉스는 현재 전장보다 4.29% 급락한 58만원에, 삼성전자[005930]는 1.64% 내린 9만8천950원에 거래 중이다.

LG에너지솔루션[373220](-3.35%), SK스퀘어[402340](-3.12%), KB금융[105560](-3.08%), 한화에어로스페이스[012450](-2.35%), 셀트리온[068270](-2.16%) 등 여타 시가총액 상위주도 대부분 하락했다.

다만 '마스가'(MASGA)로 불리는 한미 조선 산업 협력 사업 기대감 속에 HD현대중공업[329180](2.32%)과 한화오션[042660](0.23%)은 강세를 유지했다.

업종별로는 전기·가스(2.33%)와 오락·문화(0.73%)를 제외한 대부분 섹터가 약세를 보이고 있다. 그중에서도 증권(-3.26%), 건설(-3.00%), 전기·전자(-2.75%), 보험(-2.14%), 의료·정밀(-2.05%), 금융(-1.89%), 기계·장비(-1.88%) 등의 낙폭이 큰 편이다.

같은 시각 코스닥 지수는 전장보다 16.00포인트(1.77%) 내린 886.67을 나타냈다.

지수는 3.05포인트(0.34%) 내린 899.62로 개장한 이후 마찬가지로 낙폭을 확대하는 흐름을 보였다.

코스닥 시장에서 개인은 3천477억원을 순매수 중이다. 외국인과 기관은 각각 1천678억원과 1천56억원 순매도를 기록했다.

시가총액 상위주는 등락이 엇갈렸다. 케어젠[214370](7.22%), 코오롱티슈진[950160](1.93%), 파마리서치[214450](1.52%), 리가켐바이오[141080](1.41%) 등이 올랐고, 에코프로[086520](-5.33%), 에코프로비엠[247540](-4.15%), HLB[028300](-3.13%), 레인보우로보틱스[277810](-2.90%) 등은 약세를 보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