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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원장에 사과하는 김태흠 지사 (연합뉴스 제공 )
27일 열린 국회 행정안전위원회의 충남도 국정감사가 김태흠 충남지사의 해외 출장과 답변 태도를 놓고 여당 의원들이 강하게 반발하면서 30분 만에 정회되는 등 한때 파행했다.
발단은 더불어민주당 한병도(전북 익산을) 의원이 김 지사의 지난 여름 해외출장 문제를 거론하면서 시작됐다.
한 의원은 "도의회가 외유성 출장이라며 비판했는데, 지사께서는 페이스북에 '정치적이고 불순한 비판이며 좌시하지 않겠다'는 글을 올렸다"며 "정치적으로 대응하기보다 출장을 가야 했던 이유와 현지에서 어떤 대응을 했는지 구체적으로 설명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에 김 지사는 "출장 전 피해 복구 상황과 지원 계획을 모두 설명했지만, 한 언론이 계속 문제를 제기했고 민주당 도당이 비판에 가세했다"며 "전쟁 중에도 가야 할 출장은 가야 한다"고 맞받았다.
한 의원이 "그래서 광고를 중단했느냐. 그런 논리라면 오송 참사 당시 윤석열 대통령이 '총리가 대응한다'며 현장을 찾지 않은 것과 다를 게 무엇이냐"고 되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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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타하는 의원 바라보는 김태흠 지사 (연합뉴스 제공
이에 김 지사는 "그럼 이재명 대통령은 경기도지사 시절 이천 화재 당시 먹방을 찍은 건 뭐냐"며 "그렇게 말하는 건 부당하다"고 반박했다.
두 사람의 고성이 이어지자 신정훈(전남 나주·화순) 위원장이 중재에 나섰다.
신 위원장은 "질의하는 의원보다 지사의 목소리가 크다"며 "답변 시간이 부족하면 요청하면 되지, 질의 도중 계속 끼어들면 국감이 진행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이후 민주당 모경종(인천 서구병) 의원이 의사진행발언을 통해 "언론사 광고비 집행 내역을 제출하라"고 요구하자 김 지사는 "공개할 수 없다"고 즉답했다.
모 의원이 "어느 언론사에 광고를 집행하고 중단했는지 전체 내역을 제출하라"고 재차 요구했으나 김 지사는 "그건 제 고유 권한이다. 국비가 포함된 국가 위임사무에 대해서만 감사할 수 있다"고 맞섰다.
신 위원장이 다시 "왜 소리를 지르느냐. 그렇게 오만한 태도로 국감을 받을 거냐"고 제지하자, 김 지사는 "혼내러 왔느냐. 이렇게 할 거면 도의회가 왜 필요하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양측의 고성이 이어지며 장내가 소란해지자, 신 위원장은 결국 개회 30분 만에 정회를 선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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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 30분 뒤 감사가 재개됐으나, 김 지사의 태도를 문제 삼는 민주당 의원들의 질타가 이어졌다.
민주당 이해식(서울 강동을) 의원은 "의원의 질의와 증인의 생각이 다를 수 있고 불편함을 유발할 수도 있지만, 피감기관장이 의원 발언에 끼어들어 언성을 높이는 것은 매우 오만하고 부적절하다"며 "김 지사는 국민이 지켜보는 자리에서 공개적으로 진심 어린 사과를 해야 한다"고 비판했다.
같은 당 박정현(대전 대덕) 의원도 "충남도민은 재난이나 각종 위기 상황에서 도지사가 앞장서 해결해 줄 것이라 믿고 뽑았을 텐데, 그런 기대에 미치지 못한 점에 대해 미안한 마음을 가져야 한다"며 "지금 김 지사는 국감을 파행시키려 작정한 것이냐"고 따져 물었다.
신 위원장도 "오늘은 국민을 대신해 국회가 증인에게 질문하는 자리로, 정중한 자세로 임해야 한다"며 "그런데도 질의하는 의원보다 목소리가 크고 말을 끊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거듭 지적했다.
이에 김 지사는 "답변 과정에서 다소 언성이 높았던 부분은 의원들께 유감을 표한다"면서도 "다만 지방자치단체 입장에서는 국비가 포함된 사안만 국감 대상이라고 생각한다"며 기존 입장을 굽히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