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는 6일 이재명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첫 전화통화가 이뤄지지 않은 데 대해 "'통화 지연' 이상으로, 새 정부의 인선과 노선이 우려된다"고 말했습니다.

한 전 대표는 이날 오후 자신의 페이스북에 "윤석열, 문재인, 박근혜 전 대통령이 모두 취임 직후 미 대통령과 즉각 통화한 전례에 비춰볼 때, 이번 사례는 매우 이례적"이라며 이같이 밝혔습니다.

한 전 대표는 "영국, 프랑스 등 주요 유럽 국가들의 반응도 뜨뜻미지근하다는 전언이 나온다"며 "백악관은 이 대통령 당선 직후 이례적으로 '중국의 영향력 우려'를 언급했다. 새 정부의 노선에 대한 의구심을 반영한 것으로 보인다"고 짚었습니다.

그러면서 "거론되는 정동영 통일부 장관 후보자와 이종석 국정원장 지명자는 모두 실패한 햇볕정책의 핵심 인사들"이라며 "외교안보 라인의 세대교체는커녕, 실패한 과거로의 회귀가 이뤄지는 것이라 우려스럽다"고 주장했습니다.

또 "트럼프 1기가 경악했던 2019년 지소미아 파기 논란의 중심에 섰던 김현종 전 국가안보실 2차장 역시 장관급으로 거론된다"며 "해외 파트너들이 우리 정부의 외교안보 인식을 우려할 수밖에 없다. 과연 이 같은 인선으로 우방국과의 협력을 공고히 할 수 있겠느냐"고 했습니다.

한 전 대표는 "역대 민주당 정권은 늘 외교를 남북관계 중심으로 보는 '한반도 천동설'에 갇혀 있었다. 이 대통령의 '외계인이 지구를 침공해야 대만 정책을 정하겠다'는 발언도 같은 연장선에 있는 인식"이라며 "그러나 이런 사고방식으로는 한미동맹을 강화할 수도 없고, 국제사회와의 연대도 이끌어낼 수 없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한국이 미국·일본과의 삼각 공조를 등한시한다고 해서 북·중·러의 결속이 느슨해지지는 않는다. 오히려 이들은 한국을 인도-태평양 안보망의 '약한 고리'로 판단하고, 그 틈을 적극적으로 공략할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그러면서 "전략적 모호성은 대한민국의 운명만 더 불확실하게 만들 뿐이다. '실용 외교'를 표방한 이재명 정부가 진정한 실용을 원한다면, 지금 필요한 것은 전략적 선명성"이라며 "가치와 원칙 위에서 외교의 방향을 분명히 하라"고 밝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