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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활동 생산ㆍ투자 감소, 소비 증가 (PG)
[연합뉴스 제공]
산업생산 지표가 5년 8개월만에 최대폭 감소했다. 글로벌 호황을 누리는 반도체의 전월 지표가 워낙 좋았던 데 따른 기저효과가 크게 작용했다.
반도체 생산이 밀리자 설비투자도 급감했다.
일종의 통계적 착시가 작용한 것이지만, 특정 주력품목에 의존하는 한국경제의 구조적 취약성을 드러낸 것이기도 하다.
소매판매 지표는 석 달 만에 증가했다.
전반적으로는 주요 지표별 기저효과, 추석연휴 등 이례적인 변수가 반영되면서 월별 변동성이 커진 모양새다.
정부는 추석 변수를 고려해 9∼10월을 묶어서 보면, 서비스업생산·소매판매·건설기성·설비투자 등이 증가세를 보인다는 데 의미를 부여하면서 경기회복 모멘텀이 유효하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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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9월 산업활동동향은
[연합뉴스 제공]
◇ 산업생산지수 5년8개월 만에 최대폭 감소
국가데이터처(옛 통계청)가 28일 발표한 '10월 산업활동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전산업생산 지수(계절조정)는 112.9(2020년=100)로 전달보다 2.5% 감소했다. 지난 2020년 2월(-2.9%) 이후로 최대 감소폭이다.
산업생산은 지난 4∼5월 마이너스에서 6∼7월에는 플러스로 돌아섰다. 8월 0.3% 감소했다가 9월에는 1.3% 증가하면서 한 달 주기로 등락을 거듭하는 흐름이다.
광공업 생산은 4.0% 감소했다.
무엇보다 반도체 생산이 26.5% 급감하면서 지난 1982년 10월(-33.3%) 이후로 43년만에 최대폭 감소한 영향이 컸다. 최근 인공지능(AI) 훈풍으로 글로벌 반도체 수요가 늘어나는 추세와는 별개로 9월 생산이 20% 안팎 급증한 데 따른 기저효과가 컸던 것으로 보인다.
이두원 경제동향통계심의관은 "반도체지수가 역대 최고 수준으로 높아진 데 따른 기저효과가 작용했다"며 "반도체 호황으로 전체적으로는 견조한 흐름"이라고 설명했다.
실제 반도체를 제외하면 광공업 생산은 1.1% 늘었다.
기획재정부는 "반도체의 글로벌 업황 호조가 지속되고 있다"며 "분기말로 갈수록 생산이 증가하는 경향을 감안할 때 반도체 생산 증가세가 재개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반도체 생산이 기저효과로 고꾸라지면서 투자지표도 부진했다.
설비투자는 전월 대비 14.1% 감소했다. 반도체 제조용 기계 등 기계류(-12.2%)·운송장비(-18.4%) 등에서 두 자릿수대 급감했다.
건설기성(불변)도 건축(-23.0%)과 토목(-15.1%) 모두 줄면서 20.9% 감소했다. 지난 1997년 7월 관련 통계작성 이후 최대폭이다.
건설수주(경상) 역시 건축과 토목 모두 줄면서 작년 동월 대비 41.6% 감소했다.
기재부 측은 "이번달 건설지표에는 명절 영향이 컸다"며 "건설 현장 날짜가 줄어든 것만 감안해도 마이너스"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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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 산업활동 증감 추이 [연합뉴스 제공]
◇ 소매판매 3.5% 늘었지만 서비스업 소비는 0.6% 감소
소비지표는 회복 조짐을 이어갔다. 통계적 기저효과와 더불어 추석명절 소비증가, 소비쿠폰 효과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재화 판매를 보여주는 소매판매액 지수는 전달보다 3.5% 증가하면서 석 달 만에 플러스로 돌아섰다. 2023년 2월(6.1%) 이후로 2년 8개월만에 가장 높은 증가율을 보였다.
품목별로는 음식료·의복 등의 판매가 늘었다. 추석연휴 영향이 컸던 것으로 해석된다
반면 서비스업 소비를 보여주는 서비스업 생산은 0.6% 줄면서 한 달 만에 '마이너스'로 돌아섰다.
기재부는 "한미관세협상 타결 등으로 11월 소비심리가 8년만에 최고 수준으로 상승했고 기업심리도 13개월만의 최고치"라며 "향후 경기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평가했다.
경기종합지수는 엇갈렸다.
현재의 경기 상황을 보여주는 동행종합지수 순환변동치는 전달보다 0.4포인트(p) 하락한 99.0p를 나타냈다. 추세적인 상승세 속에서 상승과 하락이 교차하면서 혼조를 보인다고 데이터처는 설명했다.
향후 경기 국면을 예고해주는 선행종합지수 순환변동치는 전월과 동일한 수준을 나타냈다.
기재부는 "성장 모멘텀이 지속·확산할 수 있도록 정책 노력을 강화해 나갈 방침"이라며 "재정 신속집행 및 공공기관 투자 3조원 추가 확대도 차질없이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