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 오전 서울 을지로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 현황판에 개장과 동시에 폭락한 상태로 거래되고 있는 코스피, 원/달러 환율, 코스닥 지수가 표시되고 있다. 연합뉴스
국내 증시가 5일 오전 패닉 장세를 연출했다.
코스피와 코스닥이 동반 급락하면서 거래소가 ‘매도 사이드카’를 잇따라 발동했고, 원·달러 환율은 장중 1,450원 돌파를 눈앞에 두며 7개월 만에 최고 수준으로 치솟았다.
▲코스피·코스닥 동반 급락…사이드카 연속 발동
코스피는 오전 10시 33분 기준 전장 대비 253.93포인트(6.16%) 급락한 3,867.81을 기록했다. 지난달 27일 사상 처음 4,000선을 돌파한 지 불과 7거래일 만에 3,900선마저 붕괴됐다.
이에 한국거래소는 오전 9시 36분, 프로그램 매도 사이드카를 발동했다.
이어 오전 10시 26분에는 코스닥150 선물 지수가 6.23% 하락하며 코스닥시장에서도 매도 사이드카가 발동됐다.
당시 프로그램매매 규모는 유가증권시장 1,147억 원, 코스닥 4,106억 원 순매도로 집계됐다.
▲시총 상위株 줄줄이 폭락…삼성전자 ‘10만전자’ 붕괴
시가총액 상위 종목들이 줄줄이 급락세를 면치 못했다. 삼성전자는 전장보다 7.7% 하락한 9만6,800원으로 밀리며 ‘10만전자’ 타이틀이 깨졌고, SK하이닉스도 9.0% 급락한 53만3,000원까지 떨어졌다. LG에너지솔루션(-4.3%), 현대차(-5.9%), 기아(-3.9%), 두산에너빌리티(-11.1%), 한화에어로스페이스(-8.3%) 등 대형주 전반이 하락세를 보였다.
▲뉴욕發 ‘AI 버블’ 우려 여파
간밤 뉴욕증시에서 인공지능(AI) 관련주의 고평가 논란이 부각되며 나스닥이 2.04% 급락했다.
엔비디아(-3.96%), 테슬라(-5.15%), AMD(-3.70%), 알파벳(-2.16%) 등 주요 기술주가 일제히 하락했다.이 여파가 아시아 증시로 번지며 국내 투자심리를 더욱 위축시킨 것으로 분석된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외국인 매물폭탄은 2000년 이후 역대 5번째 수준”이라며 “미국 AI 관련주 변동성과 매크로 불확실성이 맞물리면서 반도체 중심의 추가 하락 가능성이 크다”고 진단했다.
▲전문가 “환율 상방 압력 지속…단기 변동성 주의”
시중은행 이코노미스트는 “기술주 밸류에이션 논란 속 위험자산 조정 국면이 이어지고 있다”며 “역외 투기성 매수세와 수입결제·해외투자 등 실수요 달러 매수가 겹치면서 환율 상승 압력은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