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왼쪽)과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사진 연합뉴스 제공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30일 오전 전용기 편으로 김해국제공항에 도착해 11년 만의 한국 방문 일정을 시작했다.

시 주석을 태운 에어차이나 항공기는 오전 10시30분께 활주로에 착륙했으며, 10시48분 비행기에서 내린 시 주석은 검정색 코트와 연보라색 넥타이 차림으로 모습을 드러냈다. 활주로에는 조현 외교부 장관과 노재헌 주중 한국 대사 등이 영접에 나섰고, 군악대와 의장대가 도열한 가운데 예포 21발이 발사됐다.

시 주석은 이후 홍치 리무진을 타고 공항 의전실인 나래마루로 이동해 오전 10시55분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회담장에 도착했다. 두 정상의 회담은 오전 11시부터 진행됐다. 트럼프 대통령과 시 주석의 만남은 2019년 일본 오사카 G20 회담 이후 6년 만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30일 오전 김해공항에 도착한 모습. 트럼프 대통령 뒤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탑승한 전용기가 착륙하는 모습. /사진 연합뉴스 제공

이번 미·중 정상회담은 트럼프 대통령의 재집권 이후 처음 열리는 회담으로, 관세·기술 문제 등 양국 간 긴장 완화 여부가 주목된다. 양국은 올해 세자릿수 관세를 주고받다가 5월 고위급 협상에서 ‘휴전’에 합의한 뒤, 현재 미국의 대중 관세는 50%(펜타닐 관세 20% 포함), 중국의 대미 관세는 10%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외교가에서는 이번 회담을 앞두고 말레이시아에서 마련된 무역 프레임워크 안을 바탕으로 양측이 상황 관리에 주력할 것으로 보고 있다. 중국이 희토류 수출 통제 강화 조치를 유예하는 대신, 미국이 대중 추가 관세 부과를 중단하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펜타닐 관세 인하, 중국의 미국산 대두 수입 확대, 틱톡 미국 사업권 문제 해결 등도 논의 대상에 포함된 것으로 전해진다. 트럼프 대통령은 내년 초 중국 방문 계획을 밝히며 이번 회담을 ‘관계 안정의 출발점’으로 평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시 주석은 31일 이재명 대통령과 한·중 정상회담을 갖고, 다음 달 1일 경주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에도 참석한다.

시 주석의 방한은 2014년 박근혜 전 대통령 재임 당시 이후 11년 만이다. 사드(THAAD) 배치 이후 경색된 한·중 관계를 복원할 계기가 될지 주목된다.

한편 회담에서는 한·중 자유무역협정(FTA) 2단계 협상, 한한령 완화, 그리고 한국의 핵추진잠수함 개발 필요성 발언 등 민감한 안보 현안이 논의될 가능성도 제기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