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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현 묘역 참배하는 조국(연합뉴스 제공)

조국혁신당 조국 혁신정책연구원장이 더불어민주당의 잇따른 '자숙 요구' 속에서 2박 3일 일정으로 호남을 찾는다.

조 원장은 이날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의 묘소를 참배하며 "호남 일정을 내년 지방 선거용으로 생각하시는 분들이 있는데 그것은 아니다"며 선을 그었지만, 내년 지방선거에서 민주당과의 경쟁이 예고된 가운데 조 원장의 호남 메시지가 주목된다.

25일 혁신당에 따르면 조 원장은 26~27일 광주·전남을 방문한 후 전북 지역으로 이동한다. 특별사면된지 10여일만이다.

조 원장은 26일 오전 국립 5·18 민주묘지를 참배한 뒤, 천주교 광주대교구청을 찾아 옥현진 대주교를 예방하는 일정을 공개한다.

5·18 민주묘지에서는 그가 평소 강조해온 'K-민주주의'의 뿌리인 광주 민주화운동의 의미를 되새김과 동시에 한계를 지적하며 개헌의 필요성을 역설할 가능성이 있다.

조 원장은 자신에 대한 특별사면을 요청해 준 옥현진 대주교를 만나 감사 인사를 전할 예정이다.

옥 대주교와는 2024년에도 만난 적이 있는데, 당시 조 원장은 "'19년 사태'(이른바 조국 사태)를 겪기 전까지는 스스로 돌아봤을 때 솔직히 오만한 게 있었던 것 같다"며 "법무부 장관 시절에는 검찰개혁의 불쏘시개가 되자고 했는데, 이번에는 다른 의미의 '불쏘시개'가 되고자 한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오후에는 민주화운동 계열이자 민주노동당 창당 멤버인 황광우 작가를 만나 비공개 차담을 한다.

저녁에는 혁신당 광주시당 당직자들과 비공개 간담회를 갖고 숙소로 이동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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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국 위원장, 평산마을 손 인사(연합뉴스 제공)

27일에는 조 원장이 수감 중 사망한 고(故) 최홍엽 광주환경운동연합 공동의장의 묘소를 찾아 출소 후 참배하겠다는 약속을 지킨다.

이후 전국 유일 혁신당 기초단체장 당선 지역인 전남 담양군을 방문해 담양군수를 면담한 뒤 전북으로 이동한다.

조 원장이 민주당 측의 잇단 자숙·신중 요구에도 자신을 '좌완 투수'에 비유하며 "제 갈 길을 가겠다"고 선언한 만큼, 이번 호남 행보는 지방선거에서 민주당과의 본격 경쟁을 대비한 지역 기반 다지기 차원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이에 대해 서왕진 혁신당 대표는 이날 최고위에서 "지금 호남은 민주당이 그동안 게을리했던 진보 개혁 진영 내부 혁신과 역량 강화를 절실히 기대하고 있다"며 "혁신당은 중앙정치에서는 민주당의 왼쪽 날개로, 호남에서는 철저한 혁신 경쟁으로 제 역할을 할 것"이라고 발언하기도 했다.

다만 민주당의 거센 비판을 의식했는지, 문화인과 청년 간담회 일정을 잡은 전북과 달리 광주·전남에서는 일반 시민 공개만남 일정은 잡지 않았다.

대신 광주·전남 방문에서 내년 지방선거 최일선에서 뛸 시당 관계자들을 비공개로 면담하고, 지난해 재선거에서 전국 유일 혁신당 기초단체장을 배출한 담양을 찾는 것은 지방선거에서 민주당과의 경쟁을 대비한 행보로 풀이된다.

전북에서도 최근 '차명 주식 거래 의혹'으로 민주당에서 제명된 이춘석(익산갑) 의원의 지역구인 익산에서 종교계와 청년들을 만나는 일정을 소화할 계획이어서, 혁신당의 민주당과의 호남 경쟁 의지가 읽힌다.

오승용 메타보이스 이사는 "조국혁신당은 조국 원장 1인 정당의 모습에서 벗어나지 않아 '조국당'에 가깝다"며 "이번 2박 3일 방문은 호남에서 승부를 걸겠다는 신호인데, 민주당의 빈 곳을 채우는 '좌측' 이념·정책 정당으로 존재 이유를 보여줘야 '혁신당'으로 부를 수 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