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지하철 3호선 안국역

최근 기록적인 폭염이 이어지는 가운데, 서울 지하철 비냉방역 상가의 절반 가까이(45.8%)가 냉방시설이 설치되지 않은 채 운영되고 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서울시의회 국민의힘 김지향 의원이 서울교통공사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전체 153개 상가 중 70개 상가에 냉방설비(수냉식 또는 공랭식)가 전무한 상태로 확인됐다.

특히 3호선 안국역 입점 상가 11곳 전부, 아현역 5곳 중 4곳, 금호역 5곳 중 4곳, 수서역 8곳 중 6곳이 냉방설비를 갖추지 못한 상태인 것으로 드러나, 장시간 머무는 상인과 이용 시민의 건강권이 심각하게 위협받고 있다.

상가 임대료에 따라 냉방 설비를 임차인이 직접 설치하도록 규정되어 있으며, 주요 요인으로는 역사 내 ‘실외기 설치 공간 부족’이 지적되고 있다. 또한, 지하 역사 상가의 특성상 상가에서 환기실까지 배관을 연결해야 하는 구조적 제약으로 인해 냉방 설치에 드는 비용 부담도 크게 작용하고 있다.

김 의원은 "폭염으로 지하철 역사 내부 온도가 외부보다 높은 이른바 ‘찜통 역사’가 현실화되고 있는데, 냉방 설비조차 없는 상가가 절반 가까이 존재한다는 것은 시민 안전 문제와 직결된다"며, "서울시는 재난 관리 차원에서 비냉방 역사 상가에 대한 대책을 조속히 마련해야 한다"고 밝혔다.

현재 서울교통공사는 폭염 대응을 위해 일부 지상 역사 승강장에 고객대기실(동행쉼터)을 설치하고 있으며, 여름 혹서기에는 냉방 보조기기 임차·운용을 추진 중이지만, 실제 상가에 대한 구체적인 대응책은 마련되지 않은 상태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