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SDI가 올해 3분기 시장 전망치를 밑도는 성적을 기록한 가운데 미국 현지 공장의 ESS(에너지저장장치) 전환을 통해 수익성 강화에 나선다.

삼성SDI[006400]는 올해 3분기 연결 기준 영업손실이 5천913억원으로 작년 동기 대비 적자 전환했다고 28일 공시했다. 시장 컨센서스(영업손실 3천억원대)보다 크게 낮았다.

매출은 3조518억원으로 전 분기 대비 4.0%, 작년 동기 대비 22.5% 감소했다.

삼성SDI는 지난해 4분기 2천567억원의 영업손실을 시작으로 올해 3분기까지 4개 분기 연속 적자를 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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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SDI 기흥사업장 [삼성SDI 제공]

김종성 삼성SDI 경영지원실장은 이날 실적발표 콘퍼런스콜에서 "작년부터 전기차용 배터리 수요가 감소한 가운데 소비자 수요가 볼륨 및 엔트리 세그먼트로 이동했고 미국 진출이 상대적으로 늦은 상황에서 합작법인 파트너사의 수요도 크게 감소했다"고 말했다.

이어 "ESS는 미국 중심으로 수요가 성장하고 있으나 관세 부담 등으로 수익성이 예상보다 좋지 않다"고 덧붙였다.

삼성SDI는 올해 4분기에는 3분기보다 적자 폭을 대폭 개선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만 현지 물량 감소와 관련해 고객사들과 진행 중인 보상 협의와 연말 일회성 비용 등은 변수로 예상됐다.

김 부사장은 "내년에도 ESS는 친환경 발전 확대와 인공지능(AI) 산업 성장으로 수요 성장세가 이어질 전망"이라며 "중국산 규제 강화와 안전성이 높은 각형 폼팩터에 대한 선호도 증가로 미국 내 각형 캐파를 보유한 업체들의 기회가 많아질 전망"이라고 말했다.

삼성SDI는 미국 ESS 시장에서 기존 라인 전환을 통한 생산능력(캐파) 확보로 대응해 나갈 계획이다.

이달 스텔란티스와의 미국 내 합작법인 '스타플러스 에너지'(SPE) 공장 라인을 삼원계(NCA) 기반 ESS 배터리용으로 전환해 가동을 시작했다.

내년 4분기 리튬인산철(LFP) 배터리 양산 라인 전환을 준비 중이며 이를 통해 내년 말경에는 연간 약 30GWh(기가와트시) 규모의 미국 ESS 캐파를 확보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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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SDI의 'RE+ 2025' 전시 부스

[연합뉴스 제공]

조용휘 ESS Biz팀장은 "미국 ESS 배터리 수요 대비 생산 캐파 부족이 한동안 이어질 전망"이라며 "올해 ESS 수요 대비 현지 캐파로 커버 가능한 비중은 약 30% 수준으로 전망되며 수요 성장 속도를 고려하면 2030년경에야 밸런스를 맞출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전기차용 배터리 사업에서는 볼륨 및 엔트리 시장에 대응하기 위해 LFP·미드니켈 각형 배터리로 사업 포트폴리오를 확대한다.

박종선 전략마케팅실장은 "2028년 양산을 목표로 LFP와 미드니켈 각형 배터리를 개발 중"이라며 "상대적으로 시장 진입이 늦은 만큼 빠르게 따라잡고 당사만의 고유 기술을 적용해 차별화 포인트를 만들어 나가고자 한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글로벌 생산 거점별 공급망 관리 최적화와 제조 효율화를 통한 원가 경쟁력 강화에도 집중한다.

휴머노이드, 드론 등 AI 관련 미래 먹거리 시장 성장에는 고출력, 고용량 원형 배터리와 원형 배터리 기반 코인셀, 파우치 기반 미니셀 등을 활용해 대응해 나간다.

AI 인프라 투자 확대로 데이터센터 서버 랙 단위의 전원 백업 장치인 배터리백업유닛(BBU) 시장 확대도 실적 개선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박 실장은 "BBU 시장 및 BBU용 셀 수요가 급성장으로 지난해 2%에 불과했던 원형 배터리 사업 내 BBU 매출 비중은 올해 11%로 크게 상승했다"며 "올해 BBU용 셀 시장 내 삼성SDI 점유율은 약 40%에 달할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