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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은 12일 조국혁신당 조국 전 대표의 사면이 여론에 미칠 파장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입시 비리 사건 등으로 실형을 살던 조 전 대표의 사면 문제가 청년층에 더해 중도층 민심 이반을 초래할 우려가 없지 않다는 점에서다.
민주당은 일단 이번 사면이 '정치 검찰'로 인한 피해를 회복하는 조치라는 측면을 강조하고 있다.
민주당은 전날 사면 결정 이후 박수현 수석대변인 명의로 "정치검찰을 제자리에 돌려놓는 것과 함께 피해자들도 명예를 되찾는 것이 당연하다"는 입장을 냈다.
정청래 당 대표는 전날 페이스북에서 "이재명 대통령의 고유 권한인 특별 사면을 존중하고 환영한다"고 밝혔고, 당내에서도 축하와 환영의 메시지가 이어졌다.
조 전 대표의 사면이 미칠 정치적 영향도 그다지 부정적이지 않다는 입장도 공개적으로 나오고 있다.
전현희 최고위원은 이날 SBS 라디오에서 "전반적으로 사면에 대해 여론은 크게 나쁘지 않다"며 "사면이 결정적으로 지지율이 떨어지는 배경이라 보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전 최고위원은 조 전 대표와 함께 논란이 된 윤미향 전 의원 사면에 대해서도 "너무 과대 포장해서 악마화된 측면이 있다"며 "오히려 광복절 특사가 위안부 할머니에 대한 존중과 명예 회복이라는 측면에서 더 적절하지 않나"라고 했다.
그러나 당 내부에선 이번 사면이 당 지지율에 미칠 영향을 경계하는 분위기가 감지된다.
이미 주식양도세 '대주주 기준' 논란과 이춘석 의원의 주식 차명 거래 의혹 등으로 청년층 민심이 이반할 가능성이 제기되는 상황에서 공정성 이슈와 맞물린 조 전 대표의 사면이 새 정부 국정 동력 확보에 악재로 작용할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실제로 민주당은 그간 각계에서 조 전 대표에 대한 사면 건의가 이어지는 중에도 공개적인 입장 표명을 자제했다. 전날 사면 결정 직후에는 팽팽히 갈린 찬반 여론을 염두에 둔 듯 "지지와 비판의 목소리를 함께 듣겠다"는 공식 입장도 냈다.
특히 사면이 확정된 당일 이 대통령 지지율이 취임 이후 최저치까지 내려가고, 여당 지지율도 동반 하락하면서 민주당으로선 여론 추이에 신경을 곤두세울 수밖에 없는 실정이다.
한 중진 의원은 통화에서 "조 전 대표에 대해서는 검찰이 잔인하게 과잉 수사한 측면도 있지만, 입시 부정은 곧 공정의 문제 아니냐"며 "이번 사면이 향후 지지율의 분기점이 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조 전 대표의 향후 정치 행보 역시 민주당이 주시하는 대목이다.
당장 내년 지방선거에서는 지지층이 겹치는 호남 지역에서부터 민주당과 조국혁신당의 경쟁 내지는 협력이 불가피하다는 말도 나온다.
김병주 최고위원은 KBS 라디오에서 "조국혁신당에 대해서는 늘 같은 동지 개념으로 보고 있다"며 "민주당 입장에서는 비정상을 정상화하고 민생을 바로 세우려면 조국혁신당의 도움도 필요한 것이고, 잘 보조를 맞춰서 가지 않겠나"라고 말했다.
다만 민주당과 혁신당의 합당 가능성에 대해선 "시기상조"라고 선을 그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