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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인공지능(AI) 생태계 확장이 가시화하면서 3일 국내 대표 반도체 종목인 삼성전자[005930]와 SK하이닉스[000660]의 주가가 나란히 신고가를 기록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낮 12시 2분 현재 삼성전자는 전 거래일 대비 2.93% 오른 11만650원에 거래 중이다.
장 중 한 때 3.07% 상승한 11만800원까지 오르며 52주 신고가를 기록했다.
같은 시각 SK하이닉스도 8.41% 상승한 60만6천원에 거래되며 전고점을 경신했다.
이는 양사가 연이어 3분기 호실적을 공개하면서 반도체 수요 강세 전망에 '불을 붙인' 영향으로 풀이된다.
특히 엔비디아와 협력하기로 하면서 AI 생태계 확장에 대한 기대감에 강한 매수세가 몰리며 주가를 끌어올리는 것으로 보인다.
최근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가 방한해 "삼성전자가 필요하고, SK하이닉스도 필요하다"며 협력을 강조한 점도 호재로 작용했다.
엔비디아는 지난달 31일 정부를 비롯해 삼성전자와 SK그룹, 현대차그룹, 네이버클라우드 등 국내 4개 기업에 총 26만 장의 그래픽처리장치(GPU)를 공급한다는 내용을 발표하기도 했다.
이에 증권가는 양사에 대한 목표주가를 계속해서 상향 조정하고 있다.
지난달 31일에는 15개 증권사가, 3일에는 3개 증권사가 삼성전자의 목표주가를 올렸다. 현재 가장 높은 목표주가는 SK증권[001510]의 17만원이다.
채민숙·황준태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AI로 촉발된 메모리 업사이클 랠리는 이제 시작"이라면서 "2026년 연내 공급 부족으로 ASP(평균판매가격)가 지속 상승하는 한편, HBM 판매 확대로 수익성이 큰 폭으로 증가할 것"이라고 말했다.
SK하이닉스에 대해서도 증권사들이 앞다퉈 목표주가를 올리고 있는 가운데 SK증권은 기존 48만원에서 100만원으로 상향 조정했다.
한동희 SK증권 연구원은 목표주가 변경에 대해 "2026년 영업이익 전망치의 35% 상향(56조원→76조원)과 밸류에이션(평가가치) 방법을 P/E(주가수익비율)로 변경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AI scale-out(스케일 아웃) 사이클의 시작이 HBM(고대역폭 메모리)뿐 아니라 서버 D램, eSSD(기업용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까지 메모리 전반의 수요를 강력히 견인하고, 공급자들의 제한적 공급 여력이 공급자 우위를 장기화시킬 것으로 전망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AI 사이클 내 메모리 산업의 구조는 변화하고 있다"며 "과거와 달리 SK하이닉스의 실적은 최근 3년간 거시 경제의 흐름에 연동되지 않고 있으며 메모리 사이클의 강도는 더욱 강력해지고 있다"고 짚었다.
김광진 한화증권 연구원도 "현 AI 추론발 메모리 수요 폭증은 지난 2년간 훈련 수요 증가에 따른 HBM 등 일부 제품군에 국한된 수요 증가 구간과 분명히 다른 새로운 국면"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내년 매출액은 전년 대비 54% 늘어난 143조원, 영업이익은 87% 증가한 80조원이 될 것으로 예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