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와 처자식 등 일가족 5명을 살해한 50대가 1심에서 무기징역형을 선고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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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처자식 일가족 5명 살해한 50대 구속송치(연합뉴스 제공)

수원지법 형사13부(장석준 부장판사)는 28일 존속살해 및 살인,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향정) 등 혐의 사건 선고 공판에서 이모 씨에게 이같이 선고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피해자들을 살해하는 데 사용할 수면제를 미리 준비했고 범행할 날짜까지 정해뒀다가 기회가 오자 실행하는 등 전체 정황을 살펴봤을 때 우발적이 아닌 계획적 범행이라고 볼 수밖에 없다"며 "피해자가 가족이고 숫자를 고려하면 피고인을 형법이 정한 가장 무거운 형인 사형에 처해야 한다는 검사의 의견에 수긍이 간다"고 설명했다.

이어 "다만 사람의 생명을 앗는 사형에 대해서는 매우 신중한 판단이 요구되는데 과거 사형이 확정된 사건을 분석하면 피고인을 사형에 처할만한 정당한 사정이 명백하게 존재한다고 보기 어렵다"며 "피고인에게 사형 외에 가장 무거운 형벌인 무기징역을 선고해 영구히 사회로부터 격리하고 평생 가족들에게 속죄하도록 하는 게 맞는다고 봤다"고 판시했다.

황토색 수의를 입은 이씨는 재판장이 양형 이유를 읽어 내려가는 동안 고개를 숙인 채 덤덤한 표정을 지었다.

이씨는 올해 4월 14일 밤 경기 용인시 수지구 아파트 자택에서 80대 부모와 50대 아내, 10~20대 두 딸 등 자기 가족 5명에게 수면제를 먹여 잠들게 한 뒤 이들을 차례로 목 졸라 살해한 혐의를 받는다.

그는 범행 후 "모두를 죽이고 나도 죽겠다"는 취지의 내용이 담긴 메모를 남기고 이튿날인 15일 새벽 승용차를 이용해 사업차 머무는 거주지인 광주광역시 오피스텔로 달아났다가 같은 날 오전 경찰에 검거됐다.

주택건설업체 대표였던 이씨는 광주광역시 일대 민간아파트 신축 및 분양 사업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민·형사 소송에 휘말리면서 수십억원 상당의 채무를 부담하게 되자 범행을 계획한 것으로 조사됐다.

검찰은 지난달 22일 결심 공판에서 "그간 안타까운 심정으로 접해왔던 여느 가족 간 살인사건과 쉽게 비견되기가 어려울 정도로 지극히 반인륜적이고 반사회적이며 그 피해가 매우 막심하다"며 사형을 구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