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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리핑 하는 정민영 특검보 (연합뉴스 제공)

채상병 사건 외압 의혹을 수사하는 순직해병특별검사팀이 구명 로비 의혹에 연루된 김건희 여사가 당시 사용했던 비화폰 실물을 확보했다고 1일 밝혔다.

정민영 특검보는 이날 서울 서초동 특검사무실에서 연 브리핑에서 "김 여사가 사용했던 비화폰 실물과 통신내역을 어제 대통령경호처로부터 확보했다"고 밝혔다.

순직해병특검팀은 이를 김 여사 관련 의혹을 수사하는 이명현 특검팀과도 공유하기로 했다.

정 특검보는 "김건희특검에서 비화폰 실물과 통신내역 확보 사실을 파악하고 (압수수색) 영장을 발부받은 것 같다"며 "임의제출 형식으로 김건희특검에 제공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다음 주 정도에는 김 여사가 사용하던 비화폰이 어떤 것인지, 개수는 몇 개인지 등에 대해 구체적으로 확인할 수 있지 않을까 기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김 여사 비화폰에 대한 구체적인 제출 방식은 이날 오후 두 특검팀 실무진이 만나 협의하기로 했다.

앞서 순직해병특검은 임성근 전 해병대 1사단장 구명로비 의혹 수사대상이자 김건희 여사 측근으로 알려진 이종호 전 블랙펄인베스트 관련 압수물도 김건희특검팀에 공유한 바 있다.

특검팀은 채상병 사건 수사방해와 구명로비 의혹 수사를 위해 김 여사와 윤 전 대통령 등 20여명의 비화폰 통신 기록에 대한 압수수색영장을 발부받아 대통령경호처, 국군지휘통신사령부 등으로부터 순차적으로 확보하고 있다.

비화폰은 도감청·통화녹음 방지 프로그램이 깔린 업무용 보안 휴대전화로, 관련 서버 자료가 수사의 핵심 단서로 여겨진다.

윤 전 대통령과 김 여사 등은 개인 휴대전화와 비화폰을 번갈아 가며 사용한 것으로 알려졌는데, 이들이 비화폰으로 수사외압이나 구명로비 관련 연락을 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특검팀은 판단하고 있다.

정 특검보는 "다음 주 초에는 윤석열 전 대통령과 이종섭 전 국방부 장관, 조태용 전 국가정보원장 등의 비화폰 통화 내역을 대통령경호처로부터 제출받을 예정"이라고 했다.

한편, 특검팀은 오는 5일 전하규 국방부 대변인과 정종범 전 해병대 부사령관을 참고인 신분으로 소환해 조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전 대변인은 2023년 7월 30일 해병대 수사단의 국방부 장관 첫 보고 자리에 배석했고, 다음날 'VIP 격노' 회의 이후 언론 브리핑 취소 등 일련의 과정에 관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종범 전 부사령관은 2023년 7월 31일 채상병 사건 언론 브리핑이 갑자기 취소된 직후 이종섭 전 국방부 장관의 호출을 받고 현안 토의에 참석해 이 전 장관의 10가지 지시가 담긴 일명 '정종범 메모'를 작성한 인물이다.

당시 메모엔 '누구누구 수사 언동하면 안 됨' 등 외압으로 비칠 수 있는 내용이 담겼는데, 특검팀은 정 전 부사령관을 대상으로 당시 이 전 장관의 지시사항과 후속 조치 등을 집중적으로 조사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