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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흑백요리사1' 제작발표회 당시의 백종원(왼쪽)과 배우 곽도원 [연합뉴스 제공]
각종 논란으로 활동을 중단했던 백종원·곽도원 등 방송인들이 속속 복귀 소식을 알리고 있는 가운데, 이들을 향한 시청자들의 반응은 엇갈리고 있다.
21일 방송가에 따르면 지난 16일 3화까지 공개된 넷플릭스 예능 '흑백요리사2'에는 원산지 표시 및 농지법 위반 논란 등으로 지난 5월 방송활동을 일시 중단했던 백종원 더본코리아 대표가 등장한다.
'흑백요리사'는 지난해 시즌1 당시 한국 예능 최초로 3주 연속 넷플릭스 비영어쇼 1위를 차지하는 등 큰 인기를 끈 요리 대결 프로그램으로, 시즌2 제작에 대한 기대감도 높았다.
그러나 올해 초 백 대표를 둘러싼 여러 논란이 터지면서 한창 제작 중이던 시즌2 공개 여부를 두고도 갑론을박이 벌어졌다.
고민을 거듭하던 넷플릭스는 지난 9월 "100명의 셰프, 300여명의 스태프와 연계된 프로그램이라 예정대로 공개하고, 판단은 시청자에게 맡기는 게 낫다고 봤다"며 프로그램 공개를 전격 결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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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 '흑백요리사' 시즌1,2 백종원 소개장면 [넷플릭스 방송화면 갈무리]
'흑백요리사2'는 심사위원이라는 주요 역할을 맡은 백 대표를 완전히 지우지는 못했다.
대신 시즌1 당시 그를 소개하던 '대한민국 최고의 외식 경영인'이라는 수식어는 '심사위원'으로 간단히 줄였다. 시즌1에서 재미 요소로 활용했던 그의 농담들도 최대한 덜어내고, 심사에 집중하는 모습만 담았다.
백 대표는 지난 17일 열린 '흑백요리사2'의 기자간담회에도 불참하며 언론 노출을 피했고, 제작진도 "시청자의 피드백을 유념하겠다"며 조심스러운 태도를 취했다.
방송 공개 후 시청자들은 제각각의 의견을 내놓고 있다.
일각에선 "백종원 한 명 때문에 안 보기엔 너무 재밌다", "백종원의 분량을 줄이고, 맛과 조리에 집중한 제작진의 노련미가 돋보인다"는 등의 반응도 나왔지만, 다른 한 편에선 "백종원의 출연은 제작진이 미리 막았어야 한다", "그가 나올 때마다 TV를 끄게 된다", "1명 때문에 100명의 도전자들이 피해를 보고 있다"는 등의 지적도 이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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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 '흑백요리사2' 기자간담회
[연합뉴스 제공]
지난 18일에는 음주운전 논란을 빚었던 배우 곽도원이 출연한 티빙 오리지널 시리즈 '빌런즈'가 공개됐다.
'빌런즈'는 초정밀 위조지폐 '슈퍼노트'를 둘러싼 악인들의 피 튀기는 충돌과 대결을 그린 범죄 액션물로, 곽도원은 극 중 도둑들의 돈을 도둑질하는 악덕 형사 장중혁 역을 맡았다.
이 작품은 지난 2022년 촬영을 마쳤으나 같은 해 9월 곽도원의 음주운전 논란이 불거지면서 공개가 무기한 연기됐고, 약 3년이 지난 뒤에야 빛을 보게 됐다.
현재 2회차까지 공개된 드라마에는 장중혁의 첫 등장 장면이 비중 있게 다뤄진다. 주연인 유지태·이민정만큼은 아니지만 곽도원도 주요 역할을 맡고 있는 만큼, 그를 의도적으로 지운 흔적은 보이지 않았다.
다만 '빌런즈'는 홍보 과정에서 포스터 속 곽도원의 얼굴을 지우고, 제작발표회도 따로 개최하지 않았다. 곽도원은 '빌런즈' 공개 다음날 사과문도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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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빙 오리지널 '빌런즈' 포스터 [티빙 제공]
시청자들의 반응은 여기서도 갈리고 있다.
일각에선 "고생한 제작진과 다른 출연자들을 고려하면 공개하는 게 맞다", "오래 기다렸다"는 반응도 나왔지만, 한편으론 "방송 복귀를 위해 사과하는 것 아니냐", "음주운전은 잠재적 살인"이라는 등의 비판도 나왔다.
이들의 복귀를 본 방송가에선 고민이 점점 깊어지고 있다. 최근 연예계에 악재가 연이어 터지면서 공개가 보류된 작품들이 더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얼마 전 소년범 논란으로 은퇴를 선언한 조진웅의 차기작인 tvN '두 번째 시그널'은 촬영을 다 마친 상태에서 악재를 맞았고, 사생활 논란이 불거진 김수현 주연의 디즈니+ 시리즈 '넉오프'는 당초 올해 상반기 공개 예정이었으나, 아직 공개하지 못하고 있다.
방송업계의 한 관계자는 "드라마나 영화 등은 일단 공개가 돼야 제작에 참여한 스태프들이 임금 정산 등을 받을 수 있는 경우가 많다"며 "작품 공개 자체가 무산되면 피해를 보는 사람들이 너무 많다"고 했다.
이어 "제작진은 공개 시기를 조율하고 추가 후반작업을 진행하는 등 현명한 방법을 찾아야 하고, 논란의 당사자는 진심 어린 반성과 그에 맞는 행동으로 대중의 마음을 달래는 것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