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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피가 연일 사상 최고치를 기록하면서 '사천피'(코스피 4,000) 돌파도 가시권에 들어왔다.
1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오전 9시 28분 현재 코스피는 전장 대비 1.35% 오른 3,706.51을 기록하고 있다.
사상 처음 장 중 3,700선을 돌파한 것으로, 전날 기록한 장 중 사상 최고치인 3,659.91을 하루 만에 갈아치운 것이다. 4,000까지는 300포인트도 채 남지 않은 상황이다.
전날 종가 기준 처음으로 3천조원을 넘어선 시가총액은 같은 시각 3천53조5천344억원을 기록 중이다.
코스피의 파죽지세 모멘텀(동력)은 반도체와 자동차 대형주 주가의 상승이다.
반도체 수요 급증 기대에 시장을 주도해왔던 삼성전자[005930](1.53%)와 SK하이닉스[000660](1.78%)는 물론, 그간 눌려왔던 현대차[005380](8.50%)와 기아[000270](7.32%) 등 자동차도 달리면서 지수를 견인하고 있다.
고율의 대미 관세 부담에 자동차는 주가 흐름이 부진했으나, 미국과의 관세 협상이 막바지 단계에 이르면서 타결에 대한 기대감에 매수세가 쏠리고 있다.
여기에 3분기 어닝 시즌의 본격화로 상장 기업의 실적 기대감이 커지고 있는 점도 지수를 끌어올리고 있다.
일단 코스피 '대장주'인 삼성전자가 지난 14일 12조1천억원의 잠정 영업이익으로 어닝 서프라이즈(깜짝 실적)를 기록하며 3분기 실적 시즌의 포문을 열었다.
증권가에서는 삼성전자를 포함해 3분기 코스피 영업이익이 약 78조원을 기록할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안지선 유진투자증권[001200] 연구원은 "이는 전년 동기 대비 12.6% 증가한 규모"라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제외해도 영업이익은 같은 기간 7.2% 증가할 것"이라고 추정했다.
김대준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앞으로는 3분기 실적 발표와 함께 이익 증가세가 더 빨라질 수 있다"며 "이익 전망치가 오르고 있으므로 코스피는 지금보다 더 높은 곳에 도달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그러면서 그는 향후 1개월 코스피 전망치 상단을 기존 3,500에서 3,750으로 올렸다.
이와 함께 정부의 주주환원 정책 기대감도 향후 코스피 상승에 힘을 보탤 것으로 보인다.
김용범 대통령실 정책실장이 주식시장 활성화를 위해 배당소득의 최고 세율 인하 방침을 시사한 데 이어 정부와 의회가 정기국회에서 3차 상법 개정도 추진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김세린 KB증권 연구원은 "저(低) 밸류에이션 종목 중에서 시기상 주목되는 종목은 한동안 쉬어온 고배당주"라며 "배당 시즌만 다가오는 것이 아니라 연말에는 주식시장 부양책 기대감도 커질 수 있는데, 배당소득 분리과세 등 주주환원 유도는 증시 부양책에서 빼놓을 수 없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대외적으로도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가 통화완화 정책을 언급한 점이 국내 증시에는 호재로 작용할 것으로 전망된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지난 14일(현지시간) 향후 수개월 내에 연준의 보유자산을 줄이는 양적긴축(QT·대차대조표 축소)을 종료할 수 있다고 예고했다.
김대준 연구원은 "낮아진 금리는 증시 밸류에이션을 끌어올리는 데 기여한다"면서 "환율 리스크만 잡을 수 있다면 당분간 (코스피) 강세 흐름은 바뀌지 않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러면서 "지금은 코스피 4,000 시대를 향해 나가는 여정의 일부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