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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민 국가유산청장, 추석 연휴 경복궁 관람객 맞이 [국가유산청 제공]
"웰컴(welcome)! 환영합니다!"
개천절인 3일 오전 서울 경복궁의 흥례문이 열리자 '첫 손님'이 들어왔다. 한국 드라마와 배우 공유를 좋아해 한국 여행에 나선 호주인 푸트리 씨였다.
분홍빛 한복을 입은 허민 국가유산청장은 "오늘 경복궁을 찾은 첫 손님"이라고 인사를 건네며 오얏나무의 꽃향기로 조선 왕실의 정취를 재현한 향수를 선물했다.
허 청장은 프랑스 출신 방송인 파비앙과 함께 관람객을 맞았고 갓 모양의 부채, 경복궁 안내 책자 등을 나눠주며 한국 문화유산에 대한 관심을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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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족의 명절인 한가위(추석)를 맞아 경복궁·창덕궁·덕수궁·창경궁 등 서울의 4대 궁과 종묘, 조선왕릉이 문을 활짝 열었다.
이날부터 9일까지 휴무일 없이 무료로 개방하는 것이다.
단, 창덕궁 후원 관람은 연휴에도 기존처럼 유료로 진행된다. 연휴 막바지에는 가을 '궁중문화축전'(10.8∼12) 행사도 열려 4대 궁과 종묘는 12일까지 계속 문을 열 예정이다.
허민 청장은 연휴 첫날 '궁궐 관람 특별 도우미'로 나서 관람객을 맞이하며 경회루, 근정전, 향원정 등 경복궁의 주요 명소를 직접 살펴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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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갓 부채' 들고 경복궁서 '찰칵'
[연합뉴스 제공]
연휴 기간 왕실 문화와 역사가 스며든 궁궐 구석구석을 둘러보는 것도 좋다.
창경궁 집복헌에서는 과거 창덕궁과 함께 '동궐'(東闕)로 불렸던 창경궁의 의미와 600년 여정을 종합적으로 소개하는 상설 전시가 열리고 있다.
1418년 세종(재위 1418∼1450)이 아버지인 태종(재위 1400∼1418)을 위해 지은 수강궁부터 일제강점기에 아픔을 겪은 창경궁의 시간을 글과 사진으로 만나볼 수 있다.
대한제국의 마지막 황태자비인 영친왕비의 복식 재현품 등도 소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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궁·능 관람 안내 [국가유산청 궁능유적본부 제공]
평소 출입이 제한되는 영춘헌 내부도 문을 활짝 연다. 1848년 창경궁에서 열린 왕실의 잔치를 증강현실(AR)로 생생하게 재현한 영상도 체험할 수 있다.
기나긴 공사를 끝내고 공개된 종묘 정전도 눈여겨볼 만하다.
종묘 정전은 조선과 대한제국의 역대 왕과 왕비, 황제와 황후의 신주를 모시고 제사를 지내는 국가 사당인 종묘에서 가장 중심이 되는 건물이다.
마치 굵은 선 하나를 그어놓은 듯 100m 넘게 이어진 건물 형태로 잘 알려져 있다. 건물 노후화로 2020년부터 대대적인 보수에 나선 지 5년 만인 올해 4월 공사가 모두 끝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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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양주 광릉 숲길 [국가유산청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종묘에서는 궁중문화축전 기간에 한국사 강사인 최태성 씨가 진행하는 인문학 콘서트(8일), 4대 궁과 종묘를 잇는 '도장 찍기 여행'(8∼12일)도 함께 열린다.
역대 왕과 왕비의 '마지막 거처', 조선왕릉에서는 숲길 9곳이 관람객을 맞는다.
서울에서는 태릉과 강릉을 잇는 약 1.7㎞ 구간을 거닐 수 있다. 의릉의 천장산 숲길을 포함해 역사 경관림 복원지까지 이르는 구간도 산책로가 된다.
경기 동부 지역에서는 구리 동구릉, 남양주 광릉과 사릉의 숲길을 걸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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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 명절의 의미를 되새기며 우리 민속문화를 즐길 수 있는 자리도 마련된다.
경복궁 인근의 국립민속박물관은 4일과 5일, 7일 사흘간 추석 한마당 '한가위는, 민속이지!' 행사를 열고 다양한 민속 공연과 체험 행사를 선보인다.
5일과 7일 오후에는 대한씨름협회 주관으로 '한가위 배 씨름대회'와 씨름 체험 교실이 열리며, 어린이박물관 놀이마당에서는 '가족 대항 전래놀이 릴레이'가 펼쳐진다.
평택농악, 강강술래, 삼베길쌈 등 무형유산 한마당에도 참여할 수 있다.
4∼5일에는 한국공예·디자인문화진흥원과 함께 '추석맞이 전통한복 곱게 입기 체험' 행사를 열고 전통 한복을 입는 순서와 방법을 알려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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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용산 국립중앙박물관은 전통공연예술진흥재단과 함께 5일과 7∼9일 박물관 열린마당에서 '2025 디 아트스팟 시리즈-박물관 편' 행사를 연다.
유형유산과 무형유산의 만남을 주제로 한 다채로운 무대가 펼쳐진다.
한국 전통 풍습인 굿을 재구성하거나 사물놀이와 전통무용을 현대적으로 풀어낸 공연이 펼쳐진다. 8일에는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인 줄타기를 볼 수 있다.
9일에는 신명 나는 가락 속에 풍자와 해학을 담은 양주별산대놀이가 관람객과 만난다.
박물관은 추석 당일인 6일에는 하루 문을 닫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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