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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건희 여사 관련 의혹들을 수사하는 민중기 특별검사팀이 이원모 전 대통령실 인사비서관의 배우자 신모 씨를 29일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했다.
신씨는 이날 오전 9시께 종로구 KT광화문빌딩 웨스트에 마련된 특검팀 사무실에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법상 횡령·배임 등 혐의 피의자로 출석해 조사받고 있다.
신씨는 자생한방병원 설립자인 신준식 자생의료재단 명예이사장의 차녀다.
특검팀은 신씨가 대표로 있던 자생바이오를 매개로 90억원대 비자금이 조성됐다는 의혹을 수사하고 있다.
자생바이오는 2020년부터 약 2년간 신씨의 가족회사인 제이에스디원으로부터 90억원을 장기 대여받았는데, 이후 자생바이오가 청산되면서 제이에스디원은 빌려준 90억원을 회계 장부에서 제거했다.
자생바이오 측은 제이에스디원에 90억원을 상환할 필요가 없어진 셈이다.
특검팀은 이 돈이 신씨 일가의 비자금으로 활용된 게 아닌지 의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윤 전 대통령이 대선에 출마해 당선된 기간에 90억원 중 60억원이 집중적으로 대여된 점, 신씨가 모친과 함께 2021년 대선 예비후보였던 윤 전 대통령에게 2천만원을 후원한 점 등을 토대로 일부 자금은 윤 전 대통령 측에 흘러간 게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된 상태다.
신씨 부부와 윤 전 대통령의 오랜 개인적인 인연도 의혹에 불을 지폈다.
신씨 배우자인 이 전 비서관은 검찰 재직 당시 대표적인 '친윤' 검사로 분류됐고 2022년 대선 당시 윤석열 캠프 법률지원팀에서 일했다. 신씨와 결혼도 윤 전 대통령 소개로 이뤄진 것으로 알려졌다.
특검팀은 이 전 비서관이 작년 4·10 총선에서 국민의힘 예비후보 5명을 제치고 전략 공천을 받는 데 윤 전 대통령 측이 개입했다는 의혹에 대해서도 추궁할 것으로 보인다.
이 전 비서관은 윤석열 정부 출범 때 대통령비서실 인사비서관으로 합류해 일하다가 지난해 4월 총선 당시 서울 강남을에 공천을 신청했다.
하지만 당내 반발로 무산되자 경기 용인갑에 출마했다가 낙선했다. 낙선 한 달 뒤 이번에는 공직기강비서관직으로 대통령실에 복귀해 당시 야권으로부터 '제 사람 챙겨주기'라는 질타를 받기도 했다.
특검팀은 신씨의 여권법 위반 혐의도 들여다보는 것으로 알려졌다.
신씨는 윤 전 대통령 부부가 2022년 6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정상회의에 참석하고자 스페인을 방문할 때 민간인 신분으로 대통령 전용기인 공군 1호기에 탑승한 인물이다.
그는 당시 별도 직책이 없었는데도 '기타 수행원' 신분으로 관용 여권을 발급받고 대통령실 관계자들과 사전 답사도 다녀온 것으로 밝혀져 '비선' 논란이 일었다. 정치권에선 그가 김 여사를 사적 수행하기 위해 동행한 게 아니냐는 지적도 나왔다.
여권법 시행령 7조에 따르면 관용 여권은 공무원이나 공공기관 임직원, 공무 수행을 위해 특별히 필요가 있다고 외교부 장관이 인정하는 사람 등에 한해 발급된다.
특검팀은 신씨가 관용 여권을 발급받은 경위와 누구의 요청 또는 허락을 받고 대통령 전용기에 탑승했는지 등을 확인하려 지난 7월 외교부로부터 관련 자료를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