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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의자 신분으로 특검 출석한 권성동 의원(연합뉴스 제공)
통일교로부터 불법 정치자금을 수수한 혐의로 민중기 특별검사팀에 소환된 국민의힘 권성동 의원이 13시간 넘게 조사받고 귀가했다.
지난 27일 오전 9시 47분께 출석한 권 의원은 장시간 조사를 마친 뒤 이날 오후 11시 30분께 종로구 KT광화문빌딩 웨스트에 있는 특검 사무실을 빠져나갔다.
권 의원은 '어떤 점을 소명했나'는 취재진의 질문에 "조사 잘 받았다"고 짧게 답했다.
'통일교에 전당대회 도와달라고 했나' '윤영호 전 통일교 세계본부장 등과 말 맞추기를 시도했나'는 질문에는 "그런 사실 없다"고 선을 그었다.
권 의원은 2021∼2024년 통일교 전 세계본부장 윤모 씨(구속기소)로부터 통일교 행사 지원 등을 요청받으며 불법 정치자금 1억원을 수수한 혐의(정치자금법 위반)를 받는다.
2022년 2∼3월 한학자 통일교 총재로부터 현금이 든 쇼핑백을 받아 갔다는 의혹도 수사 대상이다.
특검팀은 윤씨와 '건진법사' 전성배씨가 2023년 3월 치러진 국민의힘 당대표 선거에서 권 의원을 밀기 위해 통일교 교인들을 대거 입당시켰다는 의혹도 들여다보고 있다.
권 의원은 한학자 통일교 총재의 해외 원정도박 수사 정보를 통일교 측에 흘려 수사에 대비하도록 했다는 의혹도 받는다.
특검팀은 권 의원이 대선과 총선 등에서 통일교 측의 조직적인 지원을 받는 대가로 교단 현안이나 교계 인사의 공직 천거 등에 도움을 준 게 아닌지 의심하고 있다.
이날 조사에서 특검팀은 50여쪽 분량의 질문지를 모두 소화한 것으로 알려졌다.
권 의원은 특검팀의 추궁에 진술을 거부하지 않고 적극적으로 소명했다고 한다. 통일교 관계자들과 만난 적은 있지만 금품을 받은 사실은 없다는 것이다.
그는 이날 특검팀에 출석하면서도 "특검 측이 제기한 각종 의혹에 대해 저는 결백하다. 그렇기 때문에 당당하다"고 밝힌 바 있다.
특검팀은 이날 조사 내용을 살펴본 뒤 추가 소환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일각에서는 구속영장을 청구할 가능성이 열려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