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좌이음숲공원에 인천 서구 1만 주민의 소망을 담아 20년을 보관한 타임캡슐이 최근 전량 소각 처리됐다. / 사진 인천 서구 제공

5일 인천 서구청(구청장 강범석)은 2005년 10월 가좌이음숲공원에 묻었던 ‘나의 목표 타임캡슐’을 개봉하지 못하고 전량 소각 처리했다고 밝혔다.

캡슐에는 구민 1만여 명의 소망과 다짐을 담은 편지가 보관돼 있었다. ‘20년 뒤 목표’, ‘친구와의 우정’, ‘가족의 희망’, ‘연인과의 약속’ 등 다양한 내용들로 알려졌다.

원래 계획은 올해 9월 구민의 날 행사에서 타임캡슐을 개봉해 공개하는 것이었으나, 이 계획은 지난 5월 서구가 ‘나의 목표 타임캡슐 발굴 용역사업’ 중지를 결정 하면서 이미 예상 됐다. 해당 용역업체에서 타임캡슐을 사전 발굴한 결과 부패가 심각한 것으로 드러났었다.

캡슐은 콘크리트 상자 안에 수축필름과 강화유리로 보강된 상태였고, 나프탈렌을 방습·방충제로 첨가했다.

그러나 지난 20년 동안 빗물이 유입되면서 나프탈렌이 변질됐고 캡슐 내부가 손상됐다. 설상가상으로 2022년 12월 7일부로 나프탈렌이 ‘유독물질’로 지정된 이후 안전 문제로까지 커졌다.

지정폐기물로 분류된 오염된 캡슐은 1200°C 고온 소각 처리가 법적 절차였다고 서구청 관계자는 전했다.

서구는 2015년 구민의 날 행사 때 10주년 기념 캡슐을 일부 공개한 적이 있다. 당시는 나프탈렌 변질로 편지의 약 30% 정도가 손상되었지만, 자연건조 후 일부 내용을 복원해서 공개했다.

구는 홈페이지 안내문에서 “기후변화 등 20년전에는 예측 불가한 요인들로 인해 구민들의 진심이 담긴 타임캡슐을 온전히 전달하지 못한 점에 깊이 사과드린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