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 정식 개통을 앞둔 제3연륙교 일원에서 점등식과 함께 불꽃쇼가 펼쳐지고 있다. 2025.1.5 박영훈 기자 cjsgkwp0@gmail.com
인천국제공항을 품은 영종도와 육지를 잇는 국내 세 번째 교량, 제3연륙교가 정식 개통된다. 그러나 인천시의 기대와 달리 개통을 앞둔 제3연륙교는 ‘이름 없는 다리’라는 오명과 함께 막대한 손실보전금 부담 논란이라는 숙제를 안고 출발하게 됐다.
인천경제자유구역청에 따르면 인천 청라와 영종을 연결하는 제3연륙교는 5일 오후 2시 개통된다. 전날 오후에는 교량에 조성된 하부 친수공간에서 제3연륙교 점등식과 불꽃쇼, 미디어파사드 연출 등을 포함한 개통 기념행사가 열렸다.
제3연륙교는 총사업비 7천677억 원을 투입해 길이 4.68㎞, 폭 30m(왕복 6차로) 규모로 건설됐다. 세계적으로도 드문 ‘문(門) 형식’ 주탑 구조로 시공돼 외관상 상징성은 높다는 평가를 받는다. 특히 해발 184.2m 높이의 주탑 전망대는 세계 최고 높이 해상교량 전망대로 기네스북과 세계기록위원회(WRC) 인증을 받았다.
5일 14시 정식 개통 예정인 중구 중산동과 서구 청라동을 잇는 '제3연륙교' 2025.1.5 박영훈 기자 cjsgkwp0@gmail.com
문제는 정작 이 거대한 교량이 정식 명칭 없이 개통된다는 점이다. 인천시는 작년 지명위원회를 거쳐 교량 이름을 ‘청라하늘대교’로 결정했지만, 영종도를 관할하는 중구가 이에 반발해 국토교통부 산하 국가지명위원회에 재심의를 청구하면서 명칭이 확정되지 못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서 인천경제청 관계자는 국가지명위원회 심의가 올해 1분기에 개최 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지역 간 갈등 속에 수천억 원이 투입된 국가적 규모의 교량이 ‘제3연륙교’라는 임시 명칭으로 개통되는 초유의 상황이 벌어진 것이다. 도시 브랜드 상승과 '세계 10대 도시'를 목표로 하는 인천시의 행정력에 대한 비판이 나오는 이유다.
명칭 논란보다 더 심각한 문제는 손실보전금 부담이다. 제3연륙교 개통으로 기존 영종대교와 인천대교의 통행량이 줄어들 경우, 인천시는 통행료 수입 감소분을 보전해야 한다.
제3연륙교 교량 하판에 국내 최초로 미디어파사드를 이용한 인천시 홍보 영상이 상영 되고 있다. 2025.1.5 박영훈 기자 cjsgkwp0@gmail.com
이는 인천시가 2020년 12월 국토교통부와 체결한 합의서에 따른 것으로, 개통 이후 발생하는 손실보상금은 고스란히 인천시 재정 부담으로 돌아온다. 손실 규모를 둘러싸고 관련 기관 간 이견이 커지면서, 향후 소송전으로 비화할 가능성도 거론되고 있다.
손실보전금은 인천시와 국토부가 추산 하는 금액의 차이가 크다.
작년 말 인천시의회에 보고된 자료에 따르면 인천시가 자체 추산하는 금액은 2039년까지 약 2,967억 원 규모로 예상하고 있다. 반면에 국토부는 최소 1조 원 이상, 최대 1조 2천억 원 수준까지 달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으며 향후 소송에서 패소시 최대 9천억원이 넘는 인천시민 혈세가 추가로 투입 될수 있다.
더욱이 인천시는 개통과 동시에 영종·청라국제도시 주민과 옹진군 북도면 주민의 통행료를 면제하고, 오는 4월부터는 무료화 대상을 300만 인천시민 전체로 확대할 계획이다. 통행료 수익은 대폭 줄어드는데 손실보전 의무는 그대로 남아 있어, 결과적으로 ‘시민 편의’라는 명분 아래 재정 부담만 키웠다는 지적이 나올걸로 예상된다.
인천시는 제3연륙교를 서해의 새로운 랜드마크이자 관광 명소로 키우겠다는 구상이다. 교량 하부에는 전망대와 친수공간, 미디어파사드 ‘바다영화관’이 조성되고, 상부 전망대에는 외부 공간을 걷는 ‘엣지워크’도 오는 4월 개장할 예정이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랜드마크를 말하기 전에 명칭조차 확정하지 못한 행정 혼선과 수천억 원대 손실보전금에 대한 책임 있는 대책부터 제시해야 한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개통 행사에서 만난 한 청라국제도시 거주하는 40대 시민은 “이름도 없는 다리를 왜 시민 세금으로 손실까지 메워야 하느냐”며 “개통식보다 중요한 건 결국 누가, 얼마나 부담하느냐”라고 꼬집었다.
제3연륙교는 분명 인천을 넘어 서부 수도권의 교통 지형을 바꿀 대형 인프라다. 그러나 이름 없는 개통, 개통을 앞두고도 끝나지 않은 손실보전금 논란은 '세계 10대 도시'를 표방하는 인천시 행정의 씁쓸한 현실을 보여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