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훈 서울시장이 지난달 24일 서울시가 추진중인 재정비촉진사업 규제철폐안 '1호' 사업장인 미아2구역을 둘러보고 있다. 사진 / 연합뉴스 제공
서울 강북 재개발·재건축의 장기 표류 원인을 두고 오세훈 서울시장이 더불어민주당을 정면으로 겨냥했다.
오 시장은 “강북 지역이 이렇게까지 뒤처진 건 결국 정치의 책임”이라며, 오랫동안 지역 의석을 독점해온 민주당을 향해 “강북 개발을 멈춰 세운 주범*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오 시장은 최근 강북구 미아2 재정비촉진구역을 사례로 들며 “2010년 정비구역 지정 이후 15년간 단 한 발자국도 못 나간 현실이야말로 정치의 실패”라고 지적했다.
그는 “강북 주민들이 열악한 환경에서 수십 년을 기다려왔는데, 그동안 무엇을 했느냐”며 “강북 유권자들의 선택을 받았던 많은 정치인이 통렬히 반성해야 한다”고 일갈했다.
미아2구역은 4천 세대 규모의 대형 사업임에도 각종 규제와 행정 지연으로 정체돼 있었고, 그 기간 동안 인근 지역은 급속히 재개발이 진행됐다. 오 시장은 이 점을 들어 “민주당 소속 정치인들이 강남과 강북을 다르게 대했다”고 비판했다.
오 시장은 민선 7기(박원순 시장 재임기)를 직접 언급하며 “그 시절, 도시 재생이라는 이름 아래 강북의 개발 시계를 멈춰 세웠다”고 말했다.
그는 “강북 지역이 지금껏 주거 낙후의 굴레를 벗지 못한 건 과거 행정이 규제에만 집착했기 때문”이라며 “그 결과가 지금의 주택난”이라고 날을 세웠다.
서울시는 현재 미아2구역에 대해 기준 용적률을 20%에서 30%까지 늘리고, 법적 상한용적률도 1.2배 확대하는 등 전례 없는 완화 조치를 추진 중이다.
오 시장은 “이제 묶인 끈을 풀었으니 속도가 눈에 띄게 빨라질 것”이라며 “조금이라도 더 빨리, 더 많이 주택을 공급하기 위해 마른 수건을 쥐어짜는 심정으로 일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오 시장은 미아2구역 사업을 단순한 주택 공급이 아닌 ‘정치적 전환점’으로 규정했다.
그는 “미니 신도시급 주택단지로 강북의 전성시대를 열 첫 신호탄이 될 것”이라며 “집이 있는 서울은 불가능한 미래가 아니다. 강북이 달라지면 서울이 달라진다”고 힘줘 말했다.
서울시는 미아2구역을 2030년 상반기 착공, 총 4,003호 공급을 목표로 행정력을 총동원하고 있다.
오 시장은 “정치가 아닌 실행으로 결과를 보여드리겠다”며 “더 이상 말뿐인 ‘강북 발전 공약’은 통하지 않을 것”이라고 일침을 가했다.
정치권에선 오 시장의 강경 발언이 내년 지방선거를 겨냥한 ‘강북 민심 공략’의 신호로 보고 있다.
특히 오랜 기간 강북 다수 의석을 점유해온 민주당이 재개발 지연의 책임 공세를 방어하지 못할 경우, 지역 구도에 큰 변화가 생길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한 정치평론가는 “강북 주민들이 수십 년째 낙후된 환경에 지쳐 있다”며 “오 시장이 ‘민주당이 발목을 잡았다’는 프레임을 확산시키면 내년 선거 구도가 뒤집힐 가능성도 있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