X
달러 [연합뉴스 제공]
원/달러 환율이 1,400원에 육박하는 등 고공행진을 하는 중에도 서학개미는 미국 주식 '사자'에 나선 것으로 나타났다.
5일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국내 투자자는 7월 1일∼9월 3일 미국 주식을 17억8천만 달러(약 2조4천641억원) 순매수 결제했다.
월별로 7월에는 6억8천만 달러(약 9천532억원), 8월에는 6억4천만 달러(약 8천934억원) 각각 순매수 결제했다.
이달 들어서도 지난 3일까지 4억4천만 달러(약 6천179억원) 순매수 결제했다.
6월 2억3천만 달러(약 3천226억원) 순매도 결제했던 것과 대비된다.
이보다 한 달 전인 5월에도 13억1천만 달러(약 1조8천억원) 순매도 결제했다.
서학개미의 미국 주식 매수세가 7월 들어 강화된 셈이다.
문제는 원/달러 환율은 7월부터 오르고 있다는 점이다.
주간 거래 종가(오후 3시 30분 기준) 기준으로 6월 1,350.0원까지 내렸던 환율은 이달 4일 1,392.5원까지 3.15% 상승했다.
환율이 오른 상태에서 미국 주식을 사면 추후 환율이 내리면 환 손실을 볼 수 있기 때문에 통상 달러가 고공행진 하는 시기에는 미국 주식 매수세도 주춤하는 모습을 보이지만, 서학개미는 아랑곳하지 않았던 것이다.
이는 지난 봄 거침없이 상승하던 코스피가 여름부터는 박스권에 갇혀 지지부진한 모습을 보인 데 따른 영향으로 풀이된다.
코스피와 달리 뉴욕 증시가 S&P500 등 주요 주가지수가 지속해 오르자 달러 자산에 대한 기대감에 고환율 부담에도 미국 주식 매수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원/달러 환율 1,400원을 목전에 둔 외환 시장과 투자자들은 오는 5일(현지시간) 미국 정부가 발표하는 8월 비농업 고용 보고서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고용 보고서에서 노동 시장이 개선된 것으로 나타난다면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의 기준 금리 인하 기대감은 후퇴할 수밖에 없다.
반대로 고용이 둔화한 것으로 나타났을 경우 9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의 금리 인하가 확실시되면서 환율은 하락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고용 둔화 정도가 예상을 크게 웃돈다면 경기 침체 우려가 더 크게 작용해 안전 자산 선호 심리 강화로 달러 가치가 상승해 환율이 오를 수도 있다.
이주원 대신증권 연구원은 "연준의 금리 인하가 가시화된 가운데 미 시중 금리 하향 안정화에 달러 가치도 연동될 전망"이라며 "미국과 중국을 포함한 주요 국가 유동성 추가 확대에 고금리 불안감이 해소될 경우 달러 가치 추가 하락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그는 "고용 지표가 예상보다 크게 둔화하며 경기 침체 우려가 유입되거나, 글로벌 재정 부담이 상당한 환경에서 관련 리스크가 위험 선호를 제한하며 달러 수요를 뒷받침할 가능성을 감안할 필요가 있다"고 부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