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브버그 사채로 뒤덮인 계양산 등산로를 한 시민이 쓰레받기로 쓸고 있다. cjsgkwp0@gmail.com 박영훈 기자

2025년 상반기 기준, 서울시에 접수된 러브버그(동양하루살이) 관련 민원이 4,695건에 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러브버그가 본격적으로 출현하기도 전의 수치로, 올해도 역대 최다 민원 기록 경신이 유력한 상황이다.

서울시의회 윤영희 의원(국민의힘, 비례대표)이 서울시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러브버그 방제 민원은 ▲2022년 4,418건 ▲2023년 5,600건 ▲2024년 9,296건으로 매년 급증하고 있으며, 2025년에는 상반기만에 이미 4천 건을 훌쩍 넘겼다. 모든 민원은 방역 요청으로, 단순 불쾌감을 넘어 시민 생활 전반의 불편과 위협이 심화되고 있음을 시사한다.

지역별로는 ▲금천구(698건) ▲은평구(599건) ▲관악구(508건) ▲강서구(410건) 순으로 민원이 집중되며, 서울 서북부와 서남부를 중심으로 피해가 확산되는 추세다. 기존 하천변 위주의 분포에서 벗어난 새로운 확산 경로가 나타났다는 분석도 제기되고 있다.

한편, 최근 인천 계양 등 수도권 일대에서도 러브버그의 대규모 출현 영상이 SNS를 통해 확산되며, 온라인상에서는 “익충 가스라이팅은 그만하자”는 시민 여론이 거세지고 있다.

윤 의원은 “해를 끼치지 않으니 참아야 한다는 주장은 시민의 일상과 안전을 외면한 무책임한 태도”라며, “오죽하면 시민들께서 ‘익충 가스라이팅’이라는 표현까지 쓰시겠냐”고 말했다. 이어 “보다 적극적이고 체계적인 방역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윤 의원은 지난해 8월, 전국 최초로 ‘서울특별시 대발생 곤충 관리 및 방제 지원에 관한 조례’를 발의했지만, 일부 환경단체의 조직적 반대 등으로 소관 상임위 상정조차 무산됐다. 그러나 지속적인 시민 민원과 피해 사례를 토대로 설득을 이어간 끝에, 올해 3월 해당 조례가 서울시의회 본회의를 통과하며 제정·공포됐다.

서울시는 해당 조례를 바탕으로 ‘유행성 생활불쾌곤충 통합관리계획’을 수립하고 본격 대응에 돌입했다. 현재 서울시는 ▲자치구별 감시체계 강화 ▲비화학적 방제 중심의 대응 ▲시민 인식 개선 홍보 ▲유관기관 협력체계 구축 등 입체적 전략을 시행 중이며, 자치구에도 세 차례에 걸쳐 ▲조례 주요 내용 ▲방제 협조 ▲통합 대응체계 구축 등을 요청했다.

윤 의원은 “러브버그 방제 조례는 곤충을 혐오해서 만든 것도, 생태계를 무시하려는 것도 아니다”라며, “시민 피해를 실질적으로 줄이기 위한 과학적이고 체계적인 관리의 출발점”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지구온난화와 도시열섬 현상으로 앞으로도 제2, 제3의 러브버그 출현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며, “방제와 교육, 홍보, 연구가 균형 있게 추진될 수 있도록 제도적 기반을 마련해 시민의 안전을 지키는 것이 공공의 책임”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