X
현금 사용액은 계속 줄고 있지만 '비상금' 등으로 보유한 현금은 오히려 늘어난 것으로 조사됐다.
28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25년 경제주체별 화폐사용현황 종합 조사 결과'에 따르면 개인의 월평균 현금지출액은 32만4천원으로 직전 조사 시점인 2021년(50만6천원)보다 18만2천원(36.0%) 감소했다.
월평균 지출에서 현금 지출이 차지하는 비중도 17.4%로 4년 전(21.6%)보다 4.2%포인트(p) 하락하며 코로나19 때보다 더 낮아졌다.
카드와 각종 페이 사용이 일상화하면서 현금 사용액과 비중은 최근 10년간 꾸준히 줄고 있다.
월평균 현금 지출액은 2015년에 80만8천원에서 10년 새 60.0% 감소했다.
월평균 지출액 대비 현금지출 비중도 2015년 38.8%에서 절반 수준으로 내려왔다.
X
개인 월평균 현금지출 규모 및 비중 [한국은행 제공]
고령층과 저소득층은 현금 지출 비중이 높았다.
현금을 쓰는 비중이 60대는 20.8%, 70대 이상은 32.4%였고, 월 가구 소득이 100만원 미만은 59.4%에 달했다.
현금 사용은 줄었지만 개인이 들고 다니는 금액은 오히려 늘었다.
개인이 상품 구매 등 일상 거래를 위해 소지한 거래용 현금의 1인당 평균 보유액은 10만3천원으로 2021년(8만2천원)보다 2만1천원(25.6%) 증가했다.
연령대별로 보면 60대(12만2천원)의 거래용 현금 보유액이 가장 많았고, 업무 종사상 지위별로는 고용원이 있는 고용 자영업자(17만6천원)와 단독 자영업자(15만7천원)가 가진 현금이 많았다.
일상 거래가 아닌 예비용으로 가진 현금 보유액도 늘었다.
개인의 예비용 현금 1인당 평균 보유액은 54만1천원으로 2021년(35만4천원)보다 18만7천원(52.8%) 증가했다.
2015년 69만3천원에서 절반 수준으로 감소했다가 도로 2018년(54만3천원) 수준으로 늘었다.
거래용 현금과 마찬가지로 70대 이상(59만9천원)과 자영업자(단독 66만3천원·고용 65만3천원)의 금액이 컸다.
이번 조사 대상 개인의 42.9%는 예금 금리가 오르면 보유 현금을 줄이겠다고 답했다.
거꾸로 42.8%는 경제 불확실성이 커지면 보유 현금을 늘리겠다고 밝혔다.
이에 한은은 "향후 금리 변화와 경제 불확실성이 개인의 현금 수요에 상당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설명했다.
X
기업도 개인과 마찬가지로 현금지출 규모가 줄고 보유 규모는 늘어난 것으로 조사됐다.
기업의 현금지출 규모는 월 평균 112만7천원으로 2021년(911만7천원)보다 799만원이 줄었다.
전체 지출에서 현금이 차지하는 비중은 1.9%로 미미한 수준이었다.
반면 기업의 현금 보유액은 977만8천원으로 2021년(469만5천원)보다 배 넘게 늘었다.
기업들의 현금 보유가 늘어난 배경으로는 '경영 환경 불확실성 확대에 따라 비상시 대비 유동자산을 늘리기 위해'(36.3%)라는 응답이 가장 많았다.
현금 없는 사회는 개인 응답자의 45.8%가 반대해 찬성 응답 비율(17.7%)보다 월등히 높았다.
현금 없는 사회의 문제점으로는 '금융약자의 거래 불편'(39.1%), '비상시 경제활동 곤란'(22.2%) 등을 가장 많이 꼽았다.
한은 화폐사용현황 종합 조사는 기존에 3년 주기로 하던 '현금사용행태 조사'와 '화폐사용 만족도 조사'를 통합해 올해 처음 한 것이다. 조사 대상이 가구주인 개인에서 올해는 개인으로 바뀌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