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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총 향하는 조국혁신당 의원들[연합뉴스 제공]
성 비위 사태로 내홍을 겪고 있는 조국혁신당은 8일 지도부 총사퇴에 따른 비상대책위원회 구성 문제를 두고 고심을 이어갔다.
비대위원장을 누가 맡을 것인지, 특히 조국 혁신정책연구원장이 맡을지를 두고 이견이 분출하면서다. 특히 사건 피해자 측에서 조 원장이 비대위원장을 맡는 것을 반대한다는 입장이 나오면서 고심은 더 깊어진 모습이다.
혁신당은 이번 주 내에 비대위 출범을 완료한다는 목표를 세우고 있지만 당이 한목소리를 내기까지 상당한 진통을 겪을 것이란 관측이다.
혁신당 의원들은 전날에 이어 이날도 의원총회에서 비대위 구성에 대해 논의했으나 결론을 내지 못했다. 9일 다시 의총을 열어 논의를 이어가기로 했다.
비대위 구성은 당무위원회에서 의결하는데, 이에 앞서 의원총회에서 총의를 모아 당무위로 넘길 방침이다.
백선희 원내대변인은 의총 후 기자들과 만나 "비대위 구성 논의를 숙성 중"이라며 "조속히 출범해야 해 이번 주엔 당무위를 열어 비대위를 출범시킬 것"이라고 밝혔다.
혁신당 비대위 구성은 지난달 광복절 특별사면으로 풀려나 정치 활동을 재개한 조국 혁신정책연구원장의 행보와 맞물린 상황이다.
혁신당은 애초 오는 11월 조기 전당대회를 열어 현 대표 권한대행 체제를 끝내고 조 원장을 대표로 추대할 예정이었으나, 성 비위 사태 파장으로 이런 계획에 큰 변동이 생겼기 때문이다.
조 원장은 이번 성 비위 사태에 대해 사과하면서도 자신은 사건 당시 수감된 비당원 신분이어서 개입할 수 없었다는 입장을 밝혔고, 이를 두고 책임 회피라는 지적도 나오는 상황이다.
현재 당내에서는 비대위원장을 조 원장이 직접 맡아 내홍을 수습해야 한다는 의견과, 사태 책임에서 자유롭지 않은 조 원장이 조기 등판하는 것은 부적절하며 본인에게도 정치적 부담을 가중하는 것이라는 의견이 동시에 나오고 있다.
백 원내대변인은 조 원장이 비대위원장을 맡을 가능성에 대한 질문에 "모든 상황을 다 열어 놓고 논의하고 있다"고 전했다.
비대위 출범 과정에 성 비위 사건 피해자 측 의견도 고려될 것이라고 백 원내대변인은 덧붙였다.
조 원장은 사건 피해자로 당을 비판하며 탈당한 강미정 전 대변인과 직접 만나고자 직·간접적으로 연락을 취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피해자 측은 '조국 비대위'에 부정적인 입장이다.
당 여성위원회 고문이자 피해자 대리를 맡은 강미숙 변호사는 이날 CBS 라디오에 나와 "도의적 책임 내지 조직 운영·관리를 제대로 못 한 것에 대해 누군가 책임을 져야겠지만 피해자한테 '무엇을 원하느냐'고 묻는 게 순서"라며 "그러나 여전히 우리한테는 아무것도 묻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지도부 총사퇴가 "폭력적으로 느껴졌다"며 "떠나는 피해자들은 내가 먹던 우물에 침 뱉고 떠난 꼴이 돼버렸다"고 했다.
그는 조 원장이 비대위원장을 맡는 방안에 대해서는 "제3자가 더 낫다는 생각"이라며 "조 전 대표가 비대위원장을 맡으면 그의 의견이 가장 우선시 될 텐데 그것보다는 좀 더 수평적인 구조로 제3자 위원장이 더 낫겠다는 의견"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