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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근하는 이진숙 교육부 장관 후보자 (연합뉴스 제공)

이진숙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후보자가 자녀를 조기 유학 보내는 과정에서 초·중등교육법을 위반한 사실이 뒤늦게 드러났다.

이 후보자는 "국민 눈높이에 맞지 않는 것으로 송구스럽게 생각한다"는 입장을 교육부 인사청문준비단을 통해 밝혔다.

논문 중복게재, 제자 논문 표절 의혹에 더해 자녀의 위법 조기유학 문제까지 터지면서 이 후보자의 자질 논란은 더 확산할 조짐이다. 이 후보자는 오는 16일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그간 불거진 의혹들에 대해 소명할 계획이다.

9일 국회 교육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김민전 의원실에 따르면, 이 후보자의 차녀인 A씨(33)는 중학교 3학년이던 2007년 미국으로 이주했다.

A씨는 중학교 3학년 1학기를 마치고 미국 9학년(중학교 3학년에 해당)에 진학했으며, 고교 1학년 1학기를 마치고 미국에 먼저 유학 간 언니 B씨(34)와 같은 기숙형 학교에 다닌 것으로 전해졌다.

문제는 A씨의 조기 유학이 현행 초·중등교육법 하위 법령인 '국외 유학에 관한 규정'을 위반했다는 점이다.

이 규정 5조에 따르면 자비유학 자격은 중학교 졸업 이상 학력이 있거나 이와 같은 수준 이상의 학력이 있다고 인정되는 사람에게만 주어진다. 다만 부모 중 한 사람이라도 자녀를 동반해 외국에 출국한 경우에는 합법으로 본다.

A씨가 유학을 떠났을 때는 현행 법령이 시행된 2012년보다 앞선 시점이다. 당시에는 부모 모두 해외에 1년 이상 거주 목적으로 출국하고, 초등·중학생인 자녀는 동거 목적으로 함께 출국해야 했다.

그러나 2007년 당시 이 후보자는 충남대 교수로, 배우자는 청주대 교수로 재직 중이었다. 둘 다 국내에 거주한 것이다.

다만 이 규정은 별도의 벌칙 조항이 없다.

당시 중3이던 A씨를 해외로 유학 보낸 것 자체도 초·중등교육법 위반이다. 중학교까지는 의무교육이기 때문이다.

초·중등교육법은 13조에서 모든 국민은 보호하는 자녀 또는 아동이 중학교를 졸업할 때까지 다닐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규정한다. 이를 어기면 100만원 이하의 과태료를 물어야 한다.

교육부 인사청문회 준비단은 "한국에서 중학교 3학년 1학기까지 마친 차녀의 미국 유학 당시 부모는 동행하지 않았다"며 "유학과 관련한 언론 보도 내용은 사실"이라고 인정했다.

이어 "(후보자는) 차녀 유학 당시 해당 법령을 인지하지 못했다"며 "규정을 위반한 부분은 국민 눈높이에 맞지 않는 것으로 송구스럽게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교육계에 따르면 A씨는 미국 고등학교를 졸업한 이후 학·석·박사를 모두 미국에서 마쳤고, 현재는 박사 후 과정을 밟고 있다.

A씨는 2023년 한국계 미국 시민권자와 결혼했으며, 배우자는 한국 국적을 유지하기 위해 한국에서 군 복무를 한 것으로 전해졌다. 배우자는 군 복무 기간 중 레바논 동명부대에 파병을 다녀오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