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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자현 신임 서울고검장 [연합뉴스 제공]
이재명 정부의 첫 검찰 고위 간부 인사가 25일 단행됐다.
문재인 정부에서 주요 보직을 거쳤던 간부들이 대거 승진하거나 주요 보직으로 복귀하고, 윤석열 정부에서 중용됐던 인물들은 '한직'으로 밀려나면서 검찰은 완전히 새로운 진용을 갖추게 됐다.
법무부는 이날 대검 검사급(검사장급) 신규·전보 인사를 발표했다. 오는 29일 자 발령이다.
전국 최대 서울중앙지검을 관할하는 신임 서울고등검찰청 검사장(서울고검장)에는 구자현(29기) 법무연수원 연구위원이 신규 보임됐다.
구 신임 고검장은 2020년 추미애 당시 법무부 장관과 윤석열 당시 검찰총장이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 문제로 대립하던 시기 법무부 대변인으로서 추 당시 장관의 '입' 역할을 했다.
이후 서울중앙지검 3차장검사를 맡았던 그는 이어진 인사에서 검사장으로 승진해 검찰의 인사와 예산을 총괄하는 법무부 검찰국장으로 임명됐다.
구 고검장은 이후 윤석열 정부로 정권이 교체되면서 대전고검 차장, 광주고검 차장, 법무연수원 연구위원 등 '한직'을 거치다 이번 인사에서 다시 '중심'으로 돌아오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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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검찰청의 특수 수사를 지휘하는 대검 반부패부장(검사장급)에는 '특수통' 박철우(30기) 부산고검 검사가 승진해 임명됐다. 박 신임 검사장은 광주지검 특수부장, 서울중앙지검 범죄수익환수부장, 법무부 대변인, 서울중앙지검 2차장 등을 지냈다.
윤석열 정부 출범 후에는 구 고검장과 마찬가지로 중요 보직에서 밀려나 대구고검 검사, 부산고검 검사 등의 보직을 받았다.
무난한 성격이면서 특수수사에 정통한 박 검사장은 정부의 검찰개혁 기조 속에 검찰의 주요 수사 기능을 어떻게 조정할지 실무를 지휘하는 어려운 과제를 조율해가는 역할을 맡게 될 전망이다.
검사장급인 대검찰청 기획조정부장에는 차순길(31기) 서울고검 형사부장이, 공판송무부장에는 차범준(33기) 인천지검 2차장이, 마약·조직범죄 부장에는 김형석(32기) 대구서부지청장이 각각 승진 임명됐다.
부산고검장에는 이종혁(30기) 광주지검장이 영전해 새로 보임됐다.
서울북부지검장에는 박현준(30기) 울산지검장이, 서울서부지검장에는 임승철(31기) 광주고검 차장검사가, 수원지검장에는 박재억(29기) 인천지검장이, 부산지검장에는 김창진(31기) 법무연수원 기획부장이, 광주지검장에는 박현철(31기) 서울고검 차장이 각각 전보돼 부임한다.
의정부지검장에 이만흠(32기) 법무연수원 총괄교수가, 춘천지검장에 이응철(33기) 대검 대변인이, 대전지검장에 서정민(31기) 법무연수원 용인분원장이 각각 승진 보임됐다.
여성 검사 중에서는 김향연(32기) 부산지검 1차장이 검사장급으로 승진해 청주지검장에 신규 보임된 것을 비롯해 대검 과학수사부장에 최영아(32기) 남양주지청장이, 제주지검장에 정수진(33기) 청주지검 차장이 각각 발령됐다. 김 지검장은 검찰 내 숙명여대 출신 검사장 '1호'로 알려졌다. 법무부 법무실장에는 기존 검사장급이었던 박성민(31기) 대전고검 차장이 전보 발령됐다.
이영림(30기) 춘천지검장, 정유미(30기) 창원지검장, 허정(31기) 대검 과학수사부장, 박영진(31기) 전주지검장 등 윤석열 정부에서 중용됐던 간부들은 '한직'으로 분류되는 법무연수원 연구위원으로 자리를 옮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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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임사 하는 정성호 법무부 장관[연합뉴스 제공]
법무부는 지난 23일 검사장급 이상 고위 간부들에게 인사 대상자임을 알리는 연락을 돌렸다. 사실상 검찰 인사를 앞두고 사의 표명 등 거취를 정리하라는 취지다.
인사 대상에는 지난 윤석열 정부 당시 중용됐던 특수·기획통 인사들이 대거 포함됐고, 전날까지 검찰 간부들의 '줄사표'가 이어졌다.
법무부는 "이번 인사는 법무부 장관 취임 이후 조직을 쇄신해 국민을 위한 검찰개혁을 안정적으로 추진하기 위한 첫 대규모 인사"라고 설명했다.
이어 "능력과 자질, 리더십과 지휘 역량, 내외부의 신망 등을 종합해 새롭게 인재를 발탁해 적재적소에 배치했다"며 "특히 능력이 뛰어난 여성 검사를 주요 보직에 보임해 균형 있는 인사를 도모했다"고 부연했다.
법무부는 조만간 중간간부 인사를 위한 사전 작업에도 착수할 방침이다. 검사장 이상급에서 대규모 '물갈이 인사'가 이뤄진 만큼 중간간부 인사의 규모 역시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