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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중앙지법 나서는 김건희 여사(연합뉴스 제공)

김건희 여사 관련 의혹을 수사하는 민중기 특별검사팀이 최근 김 여사 일가를 압수수색하면서 롤렉스, 까르띠에 시계 등 고가 귀금속을 추가로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9일 법조계에 따르면 특검팀은 김 여사 모친 최은순씨가 운영하는 요양원을 수차례 압수수색하면서 최근 이같은 명품 브랜드의 귀금속을 발견한 것으로 전해졌다.

귀금속들은 이배용 전 국가교육위원회 위원장이 인사청탁 취지에서 김 여사 측에 건넨 것으로 의심되는 금거북이가 발견된 금고에서 나온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에 압수된 시계 등은 동생의 결혼식 패물로, 자신과 무관하다는 게 김 여사 측 입장이다.

아울러 특검팀은 건진법사 전성배씨가 희림종합건축사무소 측 인사와 당시 국세청장, '윤핵관'(윤석열 핵심 관계자) 인사와 만남을 주선했다는 내용을 공소장에 적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8일 특검팀은 전씨를 구속기소 하면서 그가 2022년 7월부터 2025년 1월까지 희림에 대한 세무조사, 형사고발 사건을 무마해주겠다며 4천500만원 상당 금품, 이익을 수수했다고 설명했다.

희림 측은 세무조사 등을 무마하려 전씨에게 금품을 건넨 적 없고, 윤핵관 등과 만난 사실도 없다는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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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덕수 전 총리, 김건희 특검 참고인 출석(연합뉴스 제공)

한편 특검팀은 서희건설 측이 김 여사에게 인사청탁 목적으로 건넨 귀금속이 3종이 아니라 7종인 정황을 포착하고 수사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 회장은 2022년 3월 김 여사에게 반클리프 아펠 목걸이 등 귀금속 3종을 선물하며 맏사위인 박성근 변호사가 공직에서 일할 기회를 달라는 취지로 청탁했다고 최근 특검팀에 자수했다. 박 변호사는 그해 6월 국무총리 비서실장으로 임명됐다.

김 여사는 이 회장이 건넨 목걸이 등을 2022년 6월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NATO) 순방 당시 착용했다.

내란 특검 수사를 받았던 한덕수 전 국무총리가 이 같은 '서희건설 매관매직 의혹'의 참고인 신분으로 이날 특검팀에 출석했다.

12·3 비상계엄에 따른 내란·외환 의혹을 수사하는 조은석 특별검사팀에 의해 지난달 29일 불구속 상태로 재판에 넘겨진 한 전 총리는 기소 열하루 만에 다시 김건희특검팀에 참고인으로 조사받는 것이다.

이날 1시 50분께 특검팀 사무실에 도착한 그는 "박성근 전 비서실장 임명에 윤석열 전 대통령 부부의 개입이 있었는가", "서희건설 측이 김 여사에게 금품을 준 사실을 알고 있나" 등 취재진 질문에 답하지 않고 입장했다.

한 전 총리는 임명 당시 기자간담회에서 윤 전 대통령이 자신에게 세 번 물어봤다면서 그 뒤에 "(대통령이) 박성근 전직 검사님을 딱. 이력서를 하나 보내주셨더라고요"라며 비서실장 임명 과정을 밝힌 바 있다.

특검팀은 앞서 이 회장과 박 변호사를 각각 피의자, 참고인 신분으로 불러 조사한 바 있다.

이날 오전에는 김 여사 '공천개입 의혹'의 핵심 당사자인 김상민 전 부장검사가 피의자로 출석해 조사받고 있다.

그는 출석길 취재진에 "저도 수사를 오랫동안 해온 사람이지만 수사하면서 가장 경계해야 할 것은 확증편향의 오류"라며 "지금 특검 수사를 통해 누설되고 있는 많은 수사 관련 정보가 많은 오해와 억측에 기반하고 있는 거 같다. 그 부분에 대해 상세히 소명하고 나오겠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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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문에 답하는 김상민 전 검사(연합뉴스 제공)

김 전 검사는 김 여사의 작년 4·10 총선 공천개입 의혹에 등장한다. 김 여사가 김 전 검사를 김영선 전 국민의힘 의원 선거구인 경남 창원 의창에 출마시키고자 힘을 썼다는 게 뼈대다.

김 전 검사는 2023년 9월 현직 부장검사 신분으로 경남 창원 지역 주민들에게 "뼛속까지 창원 사람"이라는 문자 메시지를 보내고 이후 총선 출마를 강행해 논란이 일었다.

당시 김영선 전 의원을 도왔던 '정치 브로커' 명태균씨는 김 여사가 '창원 의창구에서 김상민 검사가 당선될 수 있도록 지원하라. 그러면 선거 이후 장관 또는 공기업 사장 자리를 주겠다'고 말했다고 주장해왔다.

그러나 김 전 검사는 결국 공천 심사 과정에서 탈락(컷오프)했고 넉 달 만인 작년 8월 국가정보원 법률특보에 임명됐다.

특검팀은 최근 김 여사 오빠의 장모 집 압수수색 과정에서 발견된 이우환 화백의 그림 '점으로부터 No. 800298'의 구매자를 김 전 검사로 특정하기도 했다.

이에 김 여사 측이 그림을 받은 대가로 김 전 검사의 총선 공천에 개입하고 이후 국정원 취업에도 도움을 준 게 아닌지 의심하고 있다.

일각에선 이 그림이 위작일 수 있다는 논란도 일고 있다. 특검팀은 한국화랑협회와 한국미술품감정센터에 이 그림의 감정을 의뢰했는데 각각 '위작'과 '진품' 판정을 내렸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