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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무회의 참석하는 조태열 장관 (연합뉴스 제공)

채상병 사건 외압·은폐 의혹을 수사하는 이명현 순직해병특별검사팀이 당시 이종섭 전 국방부 장관의 호주대사 임명 과정에 관여한 조태열 전 외교부 장관을 20일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한다.

정민영 특검보는 19일 서울 서초동 특검사무실에서 연 브리핑에서 "이 전 장관 호주대사 임명과 관련해 조사할 예정"이라며 이처럼 밝혔다.

정 특검보는 "이 전 장관은 지난해 3월 특임공관장으로 호주대사에 임명됐고, 외교부는 공관장 자격심사를 비롯해 호주대사의 임명·출국·귀국·사임 절차를 담당한 부처"라며 "조 전 장관은 당시 외교부 수장으로서 범인도피 및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혐의로 고발돼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특검은 그간 외교부 실무자들을 상대로 공관장 자격심사 등 외교부 업무 처리 전반을 조사했다"며 "조 전 장관이 당시 어떤 내용을 보고받았고 지시했는지 확인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채상병 사건 외압 의혹 피의자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의 수사를 받던 이 전 장관은 지난해 3월 4일 전격 호주대사로 임명됐다. 당시 이 전 장관은 출국금지 상태였지만, 외교부의 자격심사에서 무난히 통과했다.

특검팀은 당시 이 전 장관에 대한 공관장 자격심사가 졸속으로 진행된 정황을 포착하고 당시 심사에 참여했던 실무자 등을 상대로 조사를 진행해왔다.

당시 자격 심사가 대면회의 없이 서면으로만 서둘러 진행됐고, 이미 '적격'이라고 적힌 서류에 위원들이 형식적으로 서명만 하게 했다는 외교부 관계자 진술도 특검은 확보한 상태다.

당시 공관장 자격심사위원회에 위원장으로 참석했던 김홍균 전 외교부 차관은 지난 15일 특검에 출석해 조사받았다.

특검팀은 이외에도 출국금지 상태에서 이 전 장관의 외교관 여권이 발급된 경위를 비롯해 출금 해제 과정, 귀국 명분이 된 '방산 협력 주요 공관장회의'의 실체 등도 수사하고 있다.

특검팀은 지난 4일 조 전 장관과 장호진 전 대통령 외교안보특별보좌관 등을 압수수색한 바 있다.

한편, 특검팀은 채상병 사건기록 회수와 박정훈 대령 수사를 지휘한 김동혁 전 국방부 검찰단장을 이날 오후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해 조사한다. 이번이 다섯번째 소환조사다.

아울러 특검팀은 채상병 사건기록 이첩 보류와 회수에 관여한 임기훈 대통령실 국방비서관, 박정훈 해병대 수사단장을 표적수사했다는 의혹이 제기된 염보현 군검사를 20일 피의자 신분으로 다시 불러 조사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