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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 취업자 수가 10만명대 증가폭을 이어갔지만, 내수 부문을 중심으로 '고용한파'가 심화하는 양상이다.
청년층 일자리 부진도 계속되고 있다. 청년층 고용률과 실업률이 개선되지 않고, 일도 구직활동도 하지 않는 20대 '쉬었음' 인구는 7월 기준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 취업자 두달 연속 10만명대…숙박음식업 3년8개월 만 최대폭 감소
통계청이 13일 발표한 '7월 고용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취업자는 2천902만9천명으로 1년 전보다 17만1천명 늘었다.
두 달 연속으로 10만명대 증가세를 이어간 것이지만, 증가폭은 다소 둔화하면서 지난 2월(13만6천명) 이후로 최소치를 기록했다.
취업자 증가 폭은 지난 3월 19만3천명을 기록한 후에는 4월(19만4천명), 5월(24만5천명), 6월(18만3천명) 모두 20만명 안팎에 머물렀다.
산업별로 보면 제조업 취업자가 7만8천명 줄면서 13개월째 감소했다. 건설업 취업자 또한 건설경기 불황으로 9만2천명 줄어서 15개월 연속 감소세를 이어갔다.
두 업종 모두 전월보다는 감소 폭이 축소됐다. 특히 건설업은 지난 4월(-15만명), 5월(-10만6천명), 6월(-9만7천명)에 이어 4개월 연속 감소 폭이 줄었다. 제조업에서는 조선업 취업자가 증가했다.
다만 미국발 관세 충격이 남아있고, 건설업 불황도 쉽게 해소되지 않고 있다는 점에서 제조업과 건설업 고용 사정이 나아질지는 불확실하다.
장주성 기획재정부 인력정책과장은 "하반기에 (건설·제조업 취업자 수가) 플러스 전환하거나 큰 폭으로 개선될 것이라고는 보고 있지 않다"며 "다만 제조업은 최근 소비 개선세가 '내수 제조업'에 영향을 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내수 부문 중 숙박음식업 취업자는 7만1천명 감소하며 3개월 연속 줄었다. 감소 폭이 코로나19 와중이던 지난 2021년 11월(-8만6천명) 이후 3년8개월 만에 가장 컸다.
공미숙 통계청 사회통계 국장은 "소비쿠폰이 조사 기간 이후에 발행돼 아직 효과가 반영돼있지 않다"며 "음식·주점업에서 많이 감소했고, 숙박업은 증가세"라고 설명했다.
반면 도매 및 소매업은 소비심리 개선 등의 영향으로 1만3천명 늘어나는 등 3개월 연속 증가했다.
정부는 지난달 21일부터 지급이 시작된 민생 회복 소비쿠폰 영향이 8월 숙박음식업 등에 긍정적으로 반영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농림어업은 12만7천명 줄었다. 농·어가가 구조적으로 감소하는 추세에 더해 4월 한파·냉해, 7월 폭염·폭우 등 이상 기후 영향으로 4개월 연속 10만명대 '마이너스'다.
업계 취업자 감소와 함께 농림어업 숙련종사자도 13만명 감소했다.
보건업 및 사회복지서비스업(26만3천명), 전문·과학 및 기술서비스업(9만1천명) 등에서는 취업자가 늘었다.
보건업 및 사회복지서비스업 취업자 수는 7개월 연속 증가하며 총 329만명에 달해서 2013년 관련 통계 작성 이래 최대치를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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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숙박음식·제조업' 한파에 청년층 고용부진 지속
연령별로는 60세 이상(34만2천명)과 30대(9만3천명)에서는 취업자가 늘고, 20대(-13만5천명)에서는 크게 줄어드는 현상이 이어졌다. 특히 청년층(15∼29세) 취업자는 15만8천명 감소했다.
종사상 지위별로 보면 상용근로자가 31만9천명 증가했고, 임시근로자도 1만6천명 늘었다. 반면 일용근로자는 4만8천명 줄었다.
자영업자와 무급가족종사자 등 비임금근로자도 11만6천명 감소했다.
고용률(15세 이상)은 63.4%로, 작년 동월보다 0.1%포인트(p) 상승했다. 7월 기준 역대 최고치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비교 기준인 15∼64세 고용률은 70.2%로 0.4%p 높아졌다.
다만 15∼29세의 청년층 고용률은 0.7%p 하락하면서 45.8%를 기록했다.
취업 비중이 높은 숙박음식·제조업 고용 부진이 청년층 고용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게 정부 분석이다.
실업자는 72만6천명으로 작년보다 1만1천명 줄었다. 실업률은 2.4%였다. 1999년 관련 통계 기준 조사 이래 7월 기준 가장 낮은 수준이다. 청년층 실업률은 1년 전과 같은 수준인 5.5%를 유지했다.
취업자와 실업자를 포괄하는 경제활동 인구는 2천975만4천명으로, 1년 전보다 16만명 증가했다.
비경제활동인구는 1천600만4천명으로 전년보다 8천명 늘었다.
이 가운데 일도 구직활동도 하지 않은 '쉬었음' 인구는 1년 전보다 6만9천명 증가했다.
특히 20대 쉬었음은 42만1천명으로 1년 전보다 5천명 늘었다. 2003년 관련 통계 집계 이후로 7월 기준 규모로 역대 최고치다. 20대 쉬었음 인구가 40만명대를 기록한 것은 지난 3월(41만7천명) 이후 4개월 만이다.
정부는 청년 고용 여건 개선을 위해 구직활동 지원, 취업 유인을 제고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