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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병 특검 출석하는 임종득 의원[연합뉴스 제공]

해병대 채상병 순직 사건 논란이 불거질 당시 윤석열 정부에서 국가안보실 2차장을 지낸 국민의힘 임종득 의원이 12일 피의자 신분으로 순직해병특별검사팀에 출석했다.

지난달 2일 출범한 특검팀이 현역 의원을 소환한 것은 처음이다.

임 의원은 이날 오전 9시 3분께 서울 서초구 특검 사무실로 출석했다. 임 의원은 채상병 사건 기록의 경찰 이첩을 보류하고 회수하도록 했다는 의혹 등과 관련해 직권남용 권리행사 방해 등 혐의로 입건돼 있다.

변호인과 함께 출석한 임 의원은 윤 전 대통령이 기록 회수 관련 지시를 내렸는지, 기록 회수를 지시한 적 있는지, 사건 이첩 이후 김계환 전 해병대사령관 등과 나눈 연락 내용이 무엇인지를 묻는 취재진 질문에 일절 답하지 않고 조사실로 향했다.

특검팀은 사건 당시 임 의원이 국방부와 해병대, 대통령실 관계자 등과 어떤 연락을 주고받았는지 확인하며 채상병 사건 기록의 회수에 관여했는지, 이 과정에서 윤 전 대통령으로부터 어떤 지시를 받았는지 등을 조사할 방침이다.

정민영 특검보는 이날 특검 사무실에서 연 정례브리핑에서 "채상병 사망 사건 발생부터 이후 기록 이첩, 해병대 최초 수사 결과 재검토 과정과 관련해 윤 전 대통령의 보고 및 지시 사항 전반을 조사할 예정"이라며 "조사가 (오늘) 늦게까지 진행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정 특검보는 "임 의원은 당시 안보실 2차장으로서 사건 국면마다 당연히 여러 통화 (기록)들이 있고, 휴가 중에도 보고받은 통화 내역이 있다"며 "통화 내역만 가지고 어떤 내용인지는 알 수 없어 조사를 통해 확인하는 과정"이라고 설명했다.

육군 소장 출신인 임 의원은 2022년 8월∼2023년 9월 안보실 2차장으로서 윤 전 대통령의 군사·안보 분야를 보좌하는 역할을 했다. 지난해 4월 22대 총선에서 경북 영주시영양군봉화군 지역구에 출마해 당선됐다.

임 의원은 윤 전 대통령이 2023년 7월 31일 대통령실 외교안보 수석비서관 회의에서 채상병 사건 초동조사 결과를 보고받고 격노했다는 이른바 'VIP 격노' 회의엔 개인 휴가 일정이 겹쳐 참석하지 않았다.

그런데 이틀 뒤 해병대 수사단이 채상병 사건을 경찰에 이첩한 당일 임기훈 전 국방비서관, 김 전 사령관 등과 긴밀히 연락을 주고받은 사실이 밝혀졌다.

임 의원은 이첩 당시 휴가 중이어서 사건에 관여하지 않았다며 혐의를 부인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정 특검보는 임 의원이 휴가에서 복귀한 시점에 대해 "파악하고 있는 바는 있지만, 임 의원이 주장한 것을 브리핑에서 반박하는 게 적절하지 않은 것 같아 구체적으로 말씀드리지는 않겠다"고 말했다.

앞서 특검팀은 지난달 11일 임 의원의 자택과 여의도 국회의원 사무실 등을 대상으로 압수수색을 해 관련 자료를 확보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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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검 출석하는 전하규 대변인[연합뉴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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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채상병 사건 당시 브리핑 취소와 언론 대응에 관여한 전하규 국방부 대변인도 이날 2차 참고인 조사를 받기 위해 특검에 출석했다.

전 대변인은 2023년 7월 30일 해병대 수사단이 채상병 사망 사건 초동조사를 이종섭 당시 국방부 장관에게 처음으로 보고한 회의에 참석하고, 장관 지시로 채상병 사건 브리핑이 취소된 뒤 언론 대응을 총괄한 인사다.

전 대변인은 채상병 사건 보고 자리에서 이 전 장관이 임성근 전 사단장에 대해 언급했느냐는 질문에 "무엇을 빼라 이런 것은 없었다"고 말했다.

'VIP 격노'와 수사 외압이 모두 허위라는 내용으로 2023년 10월께 국방부 내부에 유포된 '괴문서'와 관련해서는 "재차 말씀드리지만 누가 작성했는지 모른다"고 답했다.

앞서 전 대변인은 5일 특검에 출석해 약 13시간 동안 조사를 받은 바 있다.

특검팀은 전 대변인을 상대로 초동조사 장관 보고 당시 상황과 보고 전후로 이뤄진 국방부 회의, 언론 브리핑 취소 대응 및 국방부 괴문서 유포 경위 등을 확인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