X

산청대로 도로 복구 작업 (연합뉴스 제공)

폭우가 그치니 폭염이 찾아온다.

20일 기상청에 따르면 일본 동쪽 해상에 중심을 둔 북태평양고기압이 세력을 확장하면서 정체전선이 북상, 중부지방도 이날로 장마가 종료되겠다.

지난 16일부터 최대 약 800㎜(경남 산청 시천면·20일 오전 11시까지)의 이례적으로 많은 비가 쏟아진 이유로 기상청은 우리나라 북쪽 절리저기압과 남쪽 북태평양고기압에서 성질이 다른 공기가 지속해서 유입돼 강하게 충돌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여름철 우리나라 북쪽에 절리저기압이 장기간 머물며 차고 건조한 공기를 지속해서 유입하는 상황이 나타나는 것은 매우 이례적이다.

성질이 다른 공기들이 충돌하며 형성된 '띠' 모양 비구름대가 한 지역에 장기간 머물면서 한 지역만 겨냥한 듯한 극한호우가 내렸다.

지난 16일 이후 1시간에 100㎜ 이상 내린 사례는 총 3건(17일 충남 서산과 경남 산청 단성면, 20일 경기 포천시 내촌면)이다.

1시간 강우량이 90㎜대인 경우는 5건(16일 충남 서천 서면, 17일 충남 홍성과 전남 나주, 19일 산청 시천면과 인천 옹진군 영흥도)이다.

앞으로는 북태평양고기압이 우리나라를 완전히 덮은 상태가 이어지겠다.

남서풍 또는 서풍이 불며 고온다습한 공기가 들어와 무더위가 나타나겠다.

서울과 충남 보령, 전남 해남·장흥·진도·목포·완도, 제주 등에서는 이미 지난밤 열대야(밤 최저기온이 25도 밑으로 내려가지 않는 현상)가 나타났다.

완도엔 폭염경보, 산지·중산간을 제외한 제주와 전남 장흥·강진·영암·무안, 광주, 강원 강릉·동해·삼척엔 폭염주의보가 내려졌다.

폭염경보와 폭염주의보는 각각 일최고체감온도가 35도 이상과 33도 이상인 상황이 이틀 이상 지속할 것으로 예상되면 발령된다.

X

수해 피해 소독 작업(연합뉴스 제공)

기온은 다음 주 내내 오름세를 유지하겠으며 특히 최저기온이 25도 이상을 유지해 내내 열대야가 이어지는 지역이 많겠다.

월요일인 21일 아침 최저기온은 21∼27도, 낮 최고기온은 30∼34도 겠다.

22일과 23일은 아침 최저기온이 22∼27도와 22∼26도, 낮 최고기온이 29∼35도와 29∼34도일 것으로 예상된다.

이후 24일부터 일주일간은 아침 기온이 23∼26도, 낮 기온이 30∼35도겠다.

만약 티베트고기압마저 우리나라를 덮을 정도로 세력을 확장하면 이달 초처럼 극심한 더위가 나타날 수 있다.

다음 주까지는 티베트고기압이 우리나라 서쪽에 머물면서 우리나라를 덮을 가능성은 작다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다만 티베트고기압이 세력을 넓히는 시기이기 때문에 언제든 티베트고기압과 북태평양고기압이 이중으로 우리나라를 덮어 폭염이 나타날 가능성이 있다.

더위만 주의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

앞으로 고온다습한 남서풍과 서풍이 지속해서 불어 들면서 소나기가 쏟아지는 일이 잦겠다. 비의 재료가 되는 수증기가 풍부한 가운데 낮 동안 지상의 공기가 달궈져 대기가 불안정해지면서 강한 소나기가 내리는 일이 잦겠다.

또 해수면 온도가 높아 필리핀해상에서 '태풍의 씨앗'이라고 할 수 있는 열대요란이 언제든 발달할 수 있는 상황이다.

특히 27일 전후로 우리나라와 가까운 필리핀해상에 열대요란이 다수 발달할 가능성이 있는데, 북태평양고기압이 우리나라 동쪽으로 약간 물러난 상태와 겹치면 한반도로 태풍이 북상해올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