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현 前 서구청장
서구 명칭 변경에 대한 주민 반발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민선 7기 이재현 前 서구청장(現 사단법인 서구미래ESG포럼 상임이사)은 페이스북을 통해 이제라도 주민 의견을 충분히 반영할 수 있는 숙의 과정을 마련해, 명칭 변경 작업을 원점에서 재검토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지난 12일, 서구 명칭 변경 추진위원회는 서구의 새 명칭으로 경명구, 서곶구, 서해구, 청라구를 선정했다고 밝혔다. 그러자 청라 지역을 비롯한 서구 주민들은 주민들의 충분한 의견 수렴 절차를 거치지 않은 졸속 행정이라고 비난하고, 20일 현재 반대 민원이 2천여 건을 넘어서고 비상대책위원회를 구성하는 등 주민들의 반발과 원성이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이재현 前 청장은, 명칭 변경 추진위가 제시한 4개안의 문제점을 조목조목 지적했다. 먼저 제시된 4개안이 주민 눈높이에 맞지 않다고 평가했다. 가장 선호도가 높았던 정서진구가 제외된 점, 주민 반대 여론이 높았던 청라구안, 대표성이 약한 서해구와 발음도 어려운 서곶구 등이 주민 다수의 의견이 담기지 못했고, 만족도도 낮다는 것이다.
상황이 이렇게 나빠진 이유는 관이 탑다운(top-down) 방식으로 주민의견을 형식적으로 수용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주민 의견 수렴을 제대로 하려면, 탐문조사, 주민토론회, 공청회나, 동별로 조직된 주민대표 기구인 주민자치회 의견도 듣는 등 다양한 경로를 설계했어야 했다는 것이다. 또 정서진구와 같이 다수 주민이 원하는 명칭이 기준에 부적합했다면 주민과 함께 더 나은 대안을 찾고자 노력하는 숙의 공론장도 열었어야 했는데, 시간에 쫓겨 명칭 변경 추진위가 성급한 결론을 낸 것이다.
이는 2018년 인천 남구가 미추홀구로 변경되는 과정과 비교해보면 보다 분명해진다. 미추홀구는 1년 여의 기간을 두고 명칭 변경을 진행했다. 최종 선호도 조사는 전체 세대를 대상으로 우편 조사를 진행해 44%의 응답률을 바탕으로 명칭을 변경했다. 당시 미추홀구청장은 “새 이름은 워낙 중요하니, 최종 이름은 주민 전체의 과반수 이상 찬성해야 한다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또 행정안전부 「행정구역 실무편람」에서도 자치단체의 명칭 변경 추진 과정에서 가장 중요한 단계로 주민 의견, 여론 수렴 과정임을 곳곳에 명시하고 있다. 특히‘의견이 대립되는 지역은 자치단체장이 주민 의견이 일치될 때까지 조정’토록 업무처리 요령을 설명하고 있다.
이에 반해 서구는 고작 2주간 2천명의 주민에게 의견을 묻겠다고 하는데, 이는 64만 서구 인구의 0.3%에 불과해 과연 주민대표성이 있는지 의문이고, 결정 방식도 어떻게 하겠다는 것인지 설명이 없어 주민 불안과 의구심을 키우고 있는 상황이다.
이재현 前 청장은 대안으로 원점에서 새롭게 출발하자고 제안했다. 현재 조사가 법적인 문제가 없다고 주민에게 강변하기 보다는, 주민 의견을 반영하기 위해 충분한 노력을 기울일 것을 주문했다. 구 명칭 변경의 근본적인 이유가 소통·화합·새출발 이라는 세 가지 키워드에 있는 만큼 이를 실현하기 위해 노력하자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이재현 前 청장은, “잘못된 일임을 알고 바로잡는 리더의 용기와 결단이 필요한 시간”이라고 전제한 뒤, “주민 및 주민 대표와의 공청회 등 소통과 숙의의 장을 열고, 이를 통해 주민 다수에게 환영받는 명칭 변경의 절차를 진행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