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연합뉴스) 이준서 이대희 송정은 기자 = 져 5개월 만에 2%대로 올라섰다.
상승 흐름을 타고 있는 국제유가와 원/달러 환율이 물가를 끌어올리는 주요인이 됐다.
정부는 물가 안정 목표인 2.0%에 근접하는 수준으로, 상반기에는 다소 불안한 흐름을 보일 수도 있겠지만 전체적으로는 둔화 흐름을 지속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 지난해 7월 이후 가장 높은 2.2% 기록…유가·환율 오름세 영향
통계청이 5일 발표한 소비자물가 동향을 보면 1월 소비자물가 지수는 115.71(2020년=100)로 1년 전보다 2.2% 상승했다.
상승률은 지난해 7월(2.6%) 이후 반년 만에 가장 높다.
지난해 중순까지 2~3%대를 오갔던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지난해 9월 1%대(1.6%) 진입하고 10월에 1.3%까지 떨어졌지만, 이후 방향을 바꿔서 11월 1.5%·12월 1.9%에 이어 지난달까지 3개월 연속 상승했다.
석유류가 7.3% 올라 지난해 7월(8.4%) 이후 최고 상승률을 나타내면서 전체 물가를 0.27%포인트(p) 끌어올렸다.
주로 국제유가와 환율의 상승 영향으로 풀이된다.
수입 원유 가격 기준인 두바이유의 배럴당 가격은 지난해 11월 72.6달러에서 12월 73.2달러, 지난달 80.4달러로 오름세가 계속되고 있다. 1,300원대였던 원/달러 환율은 지난해 12월부터 1,400원대로 올라섰다.
여기에 1년 전 유가가 상대적으로 낮은 수준이었던 데 따른 기저효과도 작용했다고 통계청은 분석했다.
외식 제외 개인서비스 물가는 3.5% 오르며 전체 물가를 0.68%p 올렸다. 2023년 12월(3.5%) 이후 13개월 만에 상승률이 가장 높았다.
실손보험료 등 보험서비스료가 오른 것이 주요 배경이다. 여행 수요 증가에 따라 해외·국내 단체 여행, 콘도이용료 등도 상승했다.
◇ 김, 수요 증가·작황 부진 여파로 37년 2개월 만 최대폭 상승
가공식품류도 2.7% 상승해 지난해 1월(3.2%) 이후 가장 크게 오르며 전체 물가를 0.23%p 높였다
채소류는 4.4%, 축산물은 3.7%, 수산물은 2.6% 오르며 농축수산물 물가가 1.9% 상승했다.
배추가 66.8% 뛰며 2022년 10월(72.5%) 이후 2년 3개월 만에 가장 큰 폭 상승률을 기록했다. 기상악화에 따른 산지출하 물량 감소가 영향을 미쳤다. 무도 79.5% 올라 상승 폭이 컸다.
김은 35.4% 올라 1987년 11월(42%) 이후 무려 37년 2개월 만에 최대 폭 상승을 기록했다. 수요 증가와 작황 부진에 따른 영향으로, 최근 원료인 물김 가격이 내리는 데 따라 김 가격도 차차 안정될 것으로 정부는 기대했다.
당근도 76.4%로 2017년 2월(103.7%) 이후 7년 11개월 만에 가장 많이 올랐다.
다만 파(-32.0%), 감(-23.2%), 바나나(-13.8%) 등은 감소 폭이 컸다.
생활물가지수 상승률은 2.5%로 지난해 7월(3.0%) 이후 반년 만에 최대였다.
농산물 및 석유류 제외 지수는 2.0% 상승하며 역시 지난해 7월(2.1%) 이후 다시 2%대로 복귀했다.
'밥상물가'와 관련 있는 신선식품지수는 1년 전보다 0.7% 상승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방식의 근원물가 지표인 식료품 및 에너지 제외 지수 상승률은 1년 전보다 1.9% 상승했다.
이두원 통계청 경제동향통계심의관은 "11월과 12월 환율 상승이 석유류에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며 "가공식품이나 기타 원자재에는 다소 시간을 두고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설명했다.
◇ 정부 "상반기 상방압력 있지만 전반적으로 둔화 흐름 유지 전망"
정부는 물가가 상반기에는 상방 압력을 받겠지만, 한해 전체를 보면 둔화 흐름이 계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다만 국제유가 변동성·이상기후 등 불확실성이 있는 만큼 체감물가 안정 등 확고한 물가 안정 기조가 정착되도록 노력을 지속하겠다고 밝혔다.
주요 식품·사료원료 총 32종 수입품에 관세율을 잠시 낮추는 할당관세를 적용하고, 농축수산물 비축·방출 등을 통해 먹거리 물가 안정에 집중하겠다고 했다.
또 주요 품목별 물가동향을 지속해서 점검하고, 가격불안 품목에는 대응방안을 신속하게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불안 품목이 많아 체감물가가 높다고 느껴질 수 있지만 2.2%는 물가안정 목표 수준인 2%에 근접한 수준"이라며 "연초 불확실성과 상방압력이 있기는 하지만 향후 전반적으로 둔화 흐름이 유지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도 오전 관계장관회의에서 1월 물가지표에 관해 "이상기후, 국제유가 상승, 기저효과 등으로 석유류와 일부 농수산물 가격이 오름세를 보인 결과"라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물가안정이 '민생의 제1과제'라는 인식에 따라 내일 '민생경제점검회의'를 통해 상황을 꼼꼼히 점검하고, 안정적인 관리 방안을 논의하겠다"고 밝혔다.
김웅 한국은행 부총재보는 물가상황 점검회의에서 "앞으로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석유류와 농산물 가격의 기저효과, 낮은 수요압력 등의 영향으로 당분간 둔화 흐름을 보일 것"이라며 "이후에는 목표 수준(2%) 근방에서 안정될 전망"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