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 통화 때 배가 기울어져 있다고 하더니 끝내 이런 사고가…"
31일 오전 충남 서산 앞바다 선박 전복사고 실종자 가족 지원실(팔봉면 구도항 어민회관)에서 만난 실종 덤프트럭 기사 A(56)씨의 동료 B씨는 사고 직전 마지막 통화 때 A씨가 이같이 말했다며 안타까워했다.
두 사람의 마지막 통화는 사고 당일 오후 6시 17분부터 38초간 이뤄졌다. 사고가 오후 6시 26분에 났으니 불과 9분 전이다.
A씨가 "방금 전 우도에서 출항했는데 배가 기울었다"고 하자, B씨는 "파도가 심하고 바람도 많이 부니 안전하게 3층 선장실에 가 있으라"고 했다는 것.
B씨는 "선장실에만 가 있었더라면 구조됐을 가능성이 조금이라도 있지 않았겠냐"며 안타까워했다.
그는 사고 직후 뒤집힌 배 위에 올라가 있다 구조된 굴착기 기사와도 통화한 뒤 "A씨가 사고 당시 덤프트럭 안에 있는 것을 봤다고 한다"고 실종자 수색 중인 해경에 알렸다.
하지만 사고 해역 파도가 심하고 수중 시야 확보도 어려워 이날 오전 10시 현재까지 덤프트럭 위치는 확인되지 않고 있다.
B씨는 A씨가 사고 당일 처음으로 벌말항 어촌뉴딜300사업에 투입돼 오후 2시 58분 서해호로 구도항을 출발했다고 설명했다.
자신도 지난 27일 등 2차례 사업에 참여했다는 B씨는 "덤프트럭에 골재를 싣고 배로 이동해 현장에 내려주면 되는 어렵지 않은 일"이라며 "다만 바닷물이 우도에서 대산쪽으로 빠지는 시점에 배는 물흐름을 거슬러 구도항쪽으로 운항해야 한다"고 전했다.
한편 실종자 가족 지원실에서는 A씨 가족과 동료들이 모여 실낱같은 희망을 간신히 부여잡은 채 구조소식을 애타게 기다리고 있다.
일부는 부둥켜안고 오열하고, 일부는 그런 가족을 다독이며 위로하고 있다.
앞서 전날 오후 6시 26분께 서산시 팔봉면 고파도 인근 해상에서 83t급 차도선 서해호가 전복됐다.
당시 배에 타고 있던 7명 가운데 굴착기 기사와 카고크레인 기사는 구조됐으나, 선장은 이날 오전 4시 34분께 선체 내부 2층에서 심정지 상태로 발견돼 심폐소생술을 시도했지만 사망 판정을 받았고, A씨를 비롯한 나머지 4명은 실종 상태다.
구조된 2명의 주소는 서산, 숨진 선장과 실종자 1명은 태안, 다른 실종자 1명은 경기 부천, 나머지 2명은 베트남 국적 등 외국인이다.
해경과 소방 당국은 경비함정과 항공기, 구조대원 등을 총동원해 사고해역 인근 해상을 수색하고 있다.
해경은 함정과 민간 어선 등 20여척의 선박을 동원해 밤샘 작업을 벌여왔다.
날이 밝은 뒤 헬기 5대를 동원해 수색에 나섰고, 서산시 공무원 100여명도 해안가 수색에 투입됐다.
육군 32사단도 해안기동타격대 5개팀 등 50여명의 병력과 열영상 장비(TOD) 및 드론 등을 투입해 해상 및 해안선 일대의 수색을 지원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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